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종로약국에서 약사가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고비는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식약처는 위고비가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알려지며 서구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가 17일 국내 일부 병원에서 처방이 시작됐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내 유통사인 쥴릭파마코리아로부터 물량을 확보한 병의원들이 실제 환자 처방을 시작했다. 위고비는 한 박스에 주사기 1개와 주사바늘 4개가 들어있어 4주간 투약할 수 있다. 일부 병의원은 수십개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병원들은 50~80만원 선에 소비자가를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판매사인 노보노디스크 코리아 측은 국내 유통 물량에 대해 함구했으나 의료계에서는 이미 ‘물량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위고비는 0.25㎎, 0.5㎎, 1.0㎎, 1.7㎎, 2.4㎎ 등 용량별로 5가지 제품이 있는데, 신규 의료기관과 약국은 용량별로 2펜씩 공급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는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효과가 나고,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처방이 이루어지는 만큼 충분한 물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 30이상 비만 환자를 위해 나온 약이지만, 이미 미용목적으로도 맞을 수 있다고 홍보하는 의료 기관이 나타난 것도 문제다. 한 비만 치료 전문의원 관계자는 “가뜩이나 물량이 부족한 상태인데다 약의 인기까지 높으니 정말 치료가 필요한 비만 환자들은 약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며 “부작용이 없는 약도 아닌만큼 체중 감량의 보조 수단으로 보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