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할 때, 코로나 진단을 위해 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가 주로 쓰였다. 영어 약자인 ‘PCR’로 더 잘 알려진 검사법이다. PCR 검사는 DNA의 특정 부분을 복제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체 유무를 판단하는 방식이었다. 국내 연구진이 PCR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김인기 성균관대 생명물리학과 교수와 루크 리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 공동 연구진은 포스텍의 노준석, 김진곤 교수 연구진과 함께 초고속 PCR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공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7월 게재됐으며, 해당 호의 뒤 표지논문(Back Cover)으로도 선정됐다.
기존 PCR 방식은 진단까지 몇 시간이 소요되고 고가의 장비가 필요해 현장 진단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진은 빛을 열로 바꾸는 ‘메타표면’ 기술을 사용했다. 메타표면은 빛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인공 물질을 말한다.
연구진은 빛을 98% 이상 흡수해 즉시 열을 발생하는 질화티타늄 기반 메타표면을 사용해 시료를 빠르게 가열하고 냉각할 수 있었다. 이를 이용해 바이러스 RNA의 증폭 반응도 6분 30초 이내에 마칠 수 있었다. 이 기술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RNA를 효율적으로 증폭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감염병 진단에 적용하면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도 구현할 수 있어 대량 생산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Advanced 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02/adma.20231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