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부 R&D 예산 삭감으로 스타트업은 고사 위기"라고 지적했다./세종=이병철 기자

정부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것을 두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과방위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직의 실업이 늘어가고 있다”며 “민간 부문의 혁신을 일으켜야 할 스타트업들은 고사 상태”라고 말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문·과학 분야의 비자발적 실직자가 3만5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1.7% 급증했다. 황 의원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자연·생명과학 분야 연구직, 정보통신연구직, 공학기술직의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2만여명에 달한다”며 “전년 동기 대비 4787명 급증했고, 실업급여 지급액은 36% 증가했다”고 했다.

기존 연구 사업의 예산은 삭감하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분야에만 예산을 늘려줬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 의원이 꼽은 예산 증액의 대표적 사례는 글로벌 협력 사업이다. 지난해 글로벌 R&D 예산은 2483억원에서 올해 1조1335억원으로 8852억원 늘었다. 내년에는 여기에서 1200억원가량 늘어난 1조2548억원이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8년 정부가 추진하던 글로벌 R&D 사업도 해외 연구자들에게 눈 먼 돈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앞으로 3년간 450억원을 투입하는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의 사업설명회에서도 엄청난 혼돈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정부가 대통령의 지시로 예산을 재검토하면서 법으로 정해진 R&D 사업도 폐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국립전파연구원은 전파법에서 정해진 법정 연구를 수행해야 하지만, 올해 예산이 삭감되면서 사업 자체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청이 기상 관련 연구를 하듯 전파연구원도 꼭 해야 하는 연구들이 있다”며 “문제는 R&D 삭감이 이뤄지면서 전파 연구가 전액 삭감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아직 예산이 줄었거나 사업이 중단된 모든 연구자와 소통을 하지는 못했다”며 “지속적으로 현장 소통을 통해 목소리를 청취하고 예산 상황을 파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