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박 의원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아태이론물리센터 박윤규 소장이 이사회를 사유화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소장의 퇴직 후 자리까지 마련했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이사회가 소장의 퇴직 후 일자리까지 마련해뒀다”며 “이정도면 이사회가 소장의 사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아태이론물리센터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운영에 최근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공교롭게도 두 기관 모두 기관장은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태이론물리센터는 포스텍에 본부를 둔 국내 유일의 이론물리연구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독 기관으로 분류되며, 정부의 과학기술진흥기금과 복권기금으로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소장은 포스텍(포항공대) 교수 출신의 방윤규 소장이다.

박 의원은 “아태이론물리센터는 개소 이후 27년간 총 6명의 소장이 평균 임기 4년 6개월을 지냈다”며 “1대 소장을 제외하면 현 소장만 7년째 재임하고 있으며 세 번이나 연임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게 가능했던 이유를 보니 2019년 3월 이사회에서 연임을 할 수 있도록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사회는 올해 초 소장을 상임이사로 임명하며 퇴임 후 자리도 마련해줬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아태이론물리센터 이사회가 상임이사에게 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규정도 신설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 소장에게 상임이사 자리를 맡기면서 보수 규정도 신설한 만큼 이사회가 방 소장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방 소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끝난다.

방 소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갑질을 하고 상해를 입혔다는 논란도 일으켰다. 박 의원이 지난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방 소장은 회의 중 화가 났다는 이유로 유리컵을 고의로 내려찍다. 현장에 있던 직원 6명이 유리 파편을 맞아 찰과상을 입었다. 당시 직원 중에는 임산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방 소장이 부임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아태이론물리센터 직원 중 48명이 퇴직했으며, 퇴직률은 30%에 육박한다”며 “센터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해당 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당시 행위에 대해서는 노동청 조사와 지도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인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은 자금일보를 쓰지 않고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부 회계법인이 진흥원 예산을 분석하던 중 2022년과 지난해 예산 중 1억4000만원의 사용처를 찾지 못하며 ‘증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사업에도 임의 지원하며 회계 운영을 주먹구구식으로 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내용을 상세히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재무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