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가 대학 경쟁력을 높일 재원을 마련하기 구체적인 보유주식 매각 계획을 세웠다. 당초 알려진 포스코 그룹 주식 외에 KT(030200) 주식도 매각안에 포함됐다.
7일 포스텍에 따르면, 포스텍 이사회는 지난 8월 말 열린 이사회에서 보유주식 매각안을 의결했다. 포스텍은 올해 초 10년간 1조2000억원의 투자를 통해 세계 톱 대학들과 경쟁하겠다는 ‘제2 건학 추진 계획안’을 세운 바 있다.
이 때 1조2000억원의 재원 중 상당 수가 포스텍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매각해서 마련하기로 했다. 포스텍은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003670), 포스코DX(022100),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등 포스코 그룹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포스코퓨처엠 217만주(2.81%), 포스코홀딩스 198만주(2.34%), 포스코DX 119만주(0.78%), 포스코이앤씨 87만주(2.07%), 포스코인터내셔널 17만주(0.1%) 등이다.
포스텍이 가지고 있는 투자자산 중 매도가능증권의 가치는 1조8791억원인데, 이 중 6000억원 정도를 팔아서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할 전망이다. 이번에 포스텍이 매각에 나서는 주식은 포스코DX 118만9074주, 포스코인터내셔널 17만757주, KT 40만주다. 그동안 포스텍이 보유한 포스코 그룹 주식을 매각한다는 건 알려져 있었지만, KT 주식까지 모두 매각하는 건 처음 공개됐다.
포스텍 이사회가 정한 매각단가는 포스코DX가 3만5000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만4000원, KT가 3만7000원이다. 지난 4일 기준 시가는 포스코DX가 2만9900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만6200원, KT는 3만9750원이다. 자본시장법상 이사회에서 의결한 매각단가에서 ±30% 범위 내에서는 이사회 재의결 없이 매각이 가능하다. 세 주식 모두 포스텍 이사회가 정한 매각단가 범위 안에 있어서 언제든 매각이 가능한 셈이다.
매각주간사는 삼성증권이다. 포스텍과 삼성증권은 내년 2월 말까지 주식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KT 주식은 장내 매각하고, 포스코DX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이나 장내 분할 매각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매각단가 대로 매각이 진행되면 포스코DX 416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 92억원, KT 148억원 등 650억원 정도를 포스텍이 손에 쥘 수 있다. 포스텍이 보유한 주식 중 가치가 가장 큰 포스코퓨처엠이나 포스코홀딩스 주식은 별도로 계획을 세워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텍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각은 올해부터 2033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포스텍 제2 건학 사업을 본격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학을 다시 세우는 수준의 대규모 투자와 교육, 연구의 혁신적 사업을 통해 세계 톱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