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지난 2022년 10월 한 주택 담벼락이 갈라진 모습./조선DB

국내 연구진이 한반도에서 나타나는 지진 특성을 반영한 연구방법을 제안했다. 주로 지각판 경계를 중심으로 한 지진뿐 아니라 지각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지진분석의 정확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활성지구조연구센터 연구팀이 지난 5년(2020~2024년) 동안 한반도 제4기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연구 논문 17편이 국제학술지 ‘지구과학 저널(Geosciences Journal)’ 10월호(특별호)에 발표됐다고 29일 밝혔다.

대형지진은 두 개 이상의 지각이 만나거나 맞물리는 판의 경계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동안 지진 연구 대부분이 판 경계에 집중돼 있던 이유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 경계에서 500㎞ 떨어져 있어 ‘판 내부’로 분류된다. 다만 판 경계에서 발생하는 응력은 판 내부로 전달되기 때문에 판 내부에서도 지진은 일어날 수 있다. 한국에서도 2016년 경부 경주시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 특히 판 내부는 경계부와 달리 단층운동과 화산활동 주기가 길고 일정하지 않아 예측이 더 어렵다.

최진혁 지질재해연구본부장은 ‘느린 변형 영역에서 주향이동단층의 분할 기하학: 한국 양산 단층 사례에 제안된 방법’을 주제로 판 내부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방법을 제안했다. 경주부터 부산까지 이어진 양산단층을 대상으로 판 내부 환경에 적합한 단층모델을 적용했고, 지질·지형·지진 같은 지정학적 특성을 종합한 한국형 단층모델을 제시했다.

지질연 연구진은 이외에도 한반도 홀로세 화산(1만1700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는 홀로세에 분화 기록이 있는 화산)들의 화산활동·구조, 마그마 배관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도 발표했다. 특히 권창우 지질연 화산연구단장은 제주도 수월봉 화산의 배관시스템을 분석했는데, 마그마가 급격히 냉각하면서 만들어진 화산유리를 분석하는 새로운 기법을 처음 도입했다.

최진혁 지질재해연구본부장은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한반도의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에 대해 최신 기법과 다학제적 연구를 적용해 특집호를 발간했다”며 “판 내부 활성단층과 활화산 연구를 통해 한반도 지질 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Geosciences Journal(2024), DOI: https://doi.org/10.1007/s12303-024-0036-y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 논문이 수록된 국제학술지 '지구과학 저널(Geosciences Journal)' 10월호 표지./한국지질자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