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에서 널리 사용되는 의료 관련 서비스인 ‘마이차트(MyChart)’의 의사 답변을 인공지능(AI)이 생성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의사 1만5000여 명이 마이차트에서 제공하는 답변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AI 답변으로 추정된다고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마이차트는 미국 의료 플랫폼 기업 ‘에픽 시스템스’가 개발한 앱으로, 미국 전체 병원의 약 40%가 사용하고 있다. 환자들이 이 앱을 통해 자신의 담당 의사에게 질문을 남기면, 의사가 답변해 주는 서비스를 담고 있다. 특히 질의 응답 기능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어려워지자 이용자가 급증했다.
에픽 시스템스는 지난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답변 지원 기능을 마이차트에 도입했다. AI가 답변을 생성하면 의사가 이를 검토하고 환자에게 보내는 방식인데, 상당수 의사가 AI 초안 그대로 발송한다고 NYT는 전했다. 또 AI가 초안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는 병원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스탠퍼드 헬스케어, 뉴욕대 랑곤헬스 등의 병원은 AI가 의사 답변의 초안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있다. 뉴욕대 랑곤헬스 관계자는 NYT에 “의사 메시지에 AI 제공 콘텐츠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면, 의사가 확인한 메시지임에도 의료 조언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환자들은 의사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AI가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