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이 끝나고 사인을 한 바둑판을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에게 선물하는 모습./조선DB

‘노벨상 족집게’로 불리는 정보 분석업체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를 후보로 꼽았다. 노벨상 수상자는 다음 달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각 분야별로 발표될 예정이다.

글로벌 정보 분석업체인 클래리베이트(Clarivate)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논문 피인용 건수를 기준으로 올해 노벨상 과학 부문의 수상 후보로 여겨지는 ‘피인용 우수 연구자’를 발표했다. 클래리베이트는 2002년부터 피인용 횟수 상위 0.01%인 연구자들을 발표해 왔으며, 이 중 75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노벨상 위원회는 후보 명단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올해 노벨상 후보는 청정에너지와 나노 기술, 3차원 단백질 구조, 심장병, 분자 동역학, 양자 컴퓨팅, 유전자 각인, 응집 물질 물리학 등에서 과학자 19명이 선정됐다. 미국 출신 과학자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5명이 영국, 2명 스위스, 그리고 독일과 이스라엘, 일본 과학자가 각 1명씩이다.

단백질 3차원 구조와 기능을 예측하는 AI ‘알파폴드’를 만든 연구진은 화학상 후보에 올랐다. 후보는 구글 딥마인드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구글 딥마인드 수석연구원, 그리고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교수다.

허사비스 CEO는 클래리베이트에 “알파폴드는 AI가 과학을 발전시키고 수십억 명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증명하는 첫 번째 증거”라며 “지금까지 연구자 200만 명 이상이 사용했으며, 앞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개인화된 치료를 제공하는 역사상 가장 유익한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 외에 화학상 후보로는 수소 생산 시스템을 연구한 도멘 카즈나리 일본 도쿄대 교수와 획기적인 계산화학 방법을 제시한 로베르토 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미셸 파리넬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 교수가 거론됐다.

미국 사우스웨스턴 텍사스대의 교수와 헬렌 홉스 교수는 심혈관 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공로로 생리의학상 후보로 꼽혔다. 운동이나 행동을 제어하는 뇌의 기저핵을 다룬 앤 그레이비엘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 히코사카 오키히데 미 국립보건원 연구원, 울프람 슐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이름을 올렸다. 유전자가 기원한 부모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는 ‘게놈 각인’을 발견한 다포어 졸터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명예회원과 아짐 수라니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후보 명단에 있다.

양자 알고리즘과 컴퓨팅에 기여한 피터 쇼어 미국 MIT 교수와 다피트 도이치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물리학상 후보로 꼽혔다. 동시에 뒤틀린 이중층 그래핀과 관련된 양자 장치를 연구한 라피 비스트리체르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교수, 파블로 하리요-에레로 MIT 교수, 앨런 맥도널드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교수, 원자 사이의 힘을 이용해 이미지를 얻는 원자힘현미경(AFM)을 개발한 크리스토프 거버 스위스 바젤대 교수도 명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