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주통신기업 AST 스페이스모바일이 우주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오는 12일(현지 시각) 5대의 위성을 동시 발사한다. 이 위성은 다른 위성보다 빛 반사율이 높아 우주 관측을 방해할 것이라는 천문학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AST SpaceMobile

인공위성이 밤하늘 천문 관측을 방해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미국 우주통신 기업이 이번 주 별보다 밝은 인공위성 5기를 동시에 쏘기로 하면서 천문학계는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연구를 위한 우주 관측은 물론 지구에 위협이 되는 소행성 감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오는 12일(현지 시각)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통신 위성 ‘블루버드’ 5기를 발사한다. 회사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처럼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총 100개의 위성을 운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ST 스페이스모바일의 위성은 다른 통신위성보다 반사율이 높은 안테나를 갖고 있다. 넓이는 64㎡에 달한다. 이 때문에 별빛을 강하게 반사해 다른 위성보다 밝게 빛난다. 2022년 첫 발사된 블루워커3은 발사 이후 밤하늘의 별 가운데 여덟 번째로 밝게 빛났다.

천문학계는 인공위성이 늘면서 진짜 별을 관측하는 것이 어렵다고 비판한다. 지금도 지구 궤도를 도는 수많은 위성에서 반사된 빛이 천문 관측을 방해하고 있는데, 블루워커3처럼 밝은 위성이 추가되면 광공해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인공위성 6만5000기가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가정하면 반사된 햇빛으로 밤하늘이 0.5%까지 밝아진다고 추산하고 있다.

그랜트 트렘블레이 미국 천문학회 부회장은 영국 과학매체 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저궤도 위성 증가로 천문학의 존재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천문학자들은 하늘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천문학자 개인뿐 아니라 대형 망원경 프로젝트도 위성 수와 밝기 증가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내년 본격적인 관측 임무에 나설 예정이지만, 위성으로 인해 제대로 된 관측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직경 8.4m의 망원경과 3200만 화소의 카메라를 갖추고 있어 새로운 천문 현상과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 등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트렘블레이 부회장은 “위성이 망원경 관측 지역을 지나가면 밝은 줄무늬처럼 나타날 것”이라며 “베라 루빈 천문대는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겠지만, 효율성은 수직 낙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체 관측의 어려움은 단순한 과학 연구뿐 아니라 인류의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구에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관측하는 데 방해를 받으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언 카넬리 유럽우주국(ESA) 헤라(HERA) 임무 담당자는 “우리는 수십년 동안 지구로 접근하는 소행성을 감시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왔다”며 “강한 빛을 내는 위성은 이 같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AST SpaceMobile, https://feeds.issuerdirect.com/news-release.html?newsid=8918484623568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