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채굴장 일러스트.

정부 출연(出捐)연구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의 간부 직원이 연구원 안에 가상 화폐 채굴장을 만들고 6개월 이상 채굴 작업을 벌이다 감사에 적발됐다. 해당 간부는 연구원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2개를 이용해 암호 화폐 채굴용 서버를 만들고, 연구원 예산으로 채굴장에 에어컨과 출입 감지 센서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식품연구원 A실장은 2022년 4월 연구원 홍보관 내 VR실 창고에 연구원 GPU 12개로 만든 서버와 가상 화폐 채굴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같은 해 5~6월 연구원 예산으로 에어컨과 출입 감지센서를 설치한 데 이어, 10월에는 채굴장 전력 공급용 전기 공사 등을 진행했다. NST 감사위원회는 “VR실 창고를 암호 화폐 채굴을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등 공용재산을 사적으로 사용해 연구원에 786만2990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했다. 가상 화폐 채굴은 2023년 2월 27일부터 2023년 9월 14일까지 6개월여 동안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실장은 연구원의 다른 직원 B씨 도움을 받아 외부에서도 자신의 PC로 연구원 서버에 접속할 수 있도록 우회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출퇴근 기록도 211회 부정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2023년 8월 대학 교수로 이직한 뒤에도 약 9개월 동안 우회 접속 프로그램으로 식품연구원의 중요 연구 자료를 불법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회는 “A실장과 B씨 모두 형사고발했다”며 “식품연구원에는 기관경고 조치했고, A실장에 대한 해임과 손해액 환수를 요구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