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이 16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개발 중인 ‘TG-C(한국 출시명 인보사케이주)’의 미국 내 임상 시험 상황과 통과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 흔히 ‘인보사’로 알려진 TG-C는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연골세포가 담긴 주사액을 주입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최종 임상 시험을 통과하면, 연골이 닳아 없어진 퇴행성 관절염의 획기적인 치료제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미국 임상 2상의 결과가 한국 임상 3상에서 재현됐던 만큼 미국 임상 3상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임상 시험 성공을 낙관했다.

미국 임상 3상 투약에 사용된 티슈진의 TG-C 임상 시료. 사람의 연골 세포인 1액(왼쪽)과 신장 유래 세포인 2액을 3대1 비율로 섞어 투여한다.

◇18년 기다린 미국 임상 시험

이날 기업설명회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TG-C 임상 3상 투약이 마무리된 사실이 공개된 후 약 일주일 만에 열렸다. 3상은 시판 허가를 얻기 위한 임상 시험의 마지막 단계로 1상에서 안전성, 2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한 후 효능과 효과, 부작용 여부 등을 마지막으로 평가하는 절차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과거 한국 임상 3상에서 TG-C가 무릎 골관절염 진행을 지연시키는 경향성이 확인됐다”며 미국 임상 3상의 결과를 자신했다.

TG-C는 순탄치 않은 개발 과정을 거쳤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 시판됐으나, 2019년 FDA 임상 과정에서 주사액 성분 착오가 발견돼 미국 임상이 중단됐고, 국내에서는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TG-C 논란의 핵심은 주사액의 성분이었다. TG-C는 사람의 연골 세포에서 추출한 주사 1액과 성장인자를 넣은 형질전환세포인 주사 2액을 섞어 투여하는 형태다. FDA 3차 임상 과정에서 2액의 성분이 코오롱 측이 제출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 유래 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코오롱 측이 FDA에 소명 절차를 진행했고, 2020년 FDA가 코오롱의 소명을 받아들여 미국 내 임상 3상 시험 재개를 허용했다. 당시 코오롱 측은 “FDA가 이전까지 제출한 임상 시험 데이터의 유효성을 인정해 신장유래세포로 임상 3상 시험을 이어가도 좋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2액의 성분에 착오가 있던것은 맞지만, 임상 2상의 결과를 고려했을 때 효과를 인정하고 임상 3상을 이어가도록 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듬해부터 다시 환자 모집을 시작했고, 결국 2006년 시작된 미국 임상이 18년 만인 지난 10일 투약 절차를 마무리하고 추적 관찰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앞으로 회사 측은 2년간 투약 환자 1066명의 경과를 살펴 최종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받아들게 된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2028년쯤 미국에서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회사 측은 현재 시장에 골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이 없고, 미국에만 3800만명(2020년 기준)의 골관절염 환자가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TG-C가 임상에 성공하면 연 매출 1조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양진경

◇임상 결과에 투자자도 촉각

코오롱티슈진은 품목 허가를 대비해 론자, 코오롱바이오텍 등 위탁생산(CMO) 업체들과 대량 생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품목 허가가 나면 바로 판매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또 TG-C를 현재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는 무릎뿐 아니라 고관절과 허리 디스크 등 다른 관절염 치료제로도 개발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TG-C가 미국과 한국에서 관절염 치료제로 정상 판매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 바이오 협회 등에 따르면 통상 임상 3상 통과율은 50% 수준에 머문다.

국내에선 2019년 품목 허가 취소 후 TG-C와 관련된 송사가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지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TG-C와 관련해 코오롱티슈진이 피고로 제소된 소송이 27건에 달한다. 코오롱 측이 식약처의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행정 소송에 대해서는 1, 2심에서 식약처가 승소하고 현재 대법원에서 3심이 진행 중이다.

투자자들도 TG-C의 임상 시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임상 3상 투약 완료 소식이 알려진 이후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지난 12일 하루 만에 30% 급등했고, 주말 이후인 지난 15일에도 12% 올랐다. 16일 기업설명회가 끝난 이후에는 전일 대비 7.59% 하락한 1만87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