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해 있는 보잉의 재사용 우주선 스타라이너의 모습. 스타라이너는 지난달 10일 발사돼 다음날 ISS에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추진기 28개 중 5개에 이상이 발생해 우주인 2명의 귀환이 늦어지고 있다./미 항공우주국

보잉의 재사용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간 우주인 2명이 장치 고장으로 제때 지구 귀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구 귀환이 이미 4차례 연기됐으나 아직 고장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이들의 체류 기간은 90일로 11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1일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스타라이너 추진 시스템 점검이 지연되면서 임무 기간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이번 장비 고장은 스타라이너의 동력을 담당하는 추진기 28개 중 5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보잉에 따르면 추진장치에서 헬륨 누출을 포함한 제어 시스템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는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킹(결합)을 시도할 때부터 확인됐으며, 이로 인해 도킹 시간이 예정보다 1시간 늦어졌다.

스타라이너는 지난달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아틀라스V 로켓에 실려 발사돼 다음날 ISS에 도킹했다. 나사와 보잉은 스타라이너가 도킹에 성공한 이후 문제 해결에 나섰다.

현재 고장난 추진기 5개 중 4개는 수리됐으며, 나머지 1개는 귀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인 파악이 아직 끝나지 않아 우주인들의 귀환이 늦어지고 있다. 스타라이너의 승무원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당초 8일간 ISS에 머물다 지구에 귀환할 예정이었다.

나사는 우주인의 귀환을 앞서 4차례 연기하며 임무 기간을 45일까지 연장했으나, 다시 90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도 우주인들의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나사의 공식 입장이다. 현재 ISS에는 우주인이 4개월 이상 생활할 정도의 식량과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스치니 나사 상업승무원프로그램 매니저는 “스타라이너의 현재 상태는 아주 좋으며, 두 우주인은 ISS에 갇힌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지구로 귀환할 수 있게 하는 계획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나사는 스타라이너의 고장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 우주인들을 지구로 귀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스타라이너의 추진기는 귀환 중 지구 대기권에서 불타 사라지도록 설계돼 있는 만큼, 현재 상태로 귀환하면 지구에서는 원인 파악이 불가능하다. 스티치 매니저는 “스타라이너가 지구로 귀환하기 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우리가 추진기의 성능을 이해하고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나사는 스타라이너의 추진기 문제와 함께 ISS의 고장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우주인들이 ISS와 우주공간을 연결하는 통로인 에어록에 있었는데 우주복에서 액체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재 우주인이 정거장 밖으로 나가는 우주유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 사고의 원인도 현재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