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너지연)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벌목 후 부산물이나 칡덩굴, 폐기된 버섯 배양토를 화력발전소에 사용할 수 있는 고체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pixabay

벌목 후 남은 잔가지, 칡덩굴 등 산림 폐기물이 전기를 만드는 탄소중립 연료로 거듭난다. 국내 연구진이 버려지는 산림과 농업 폐기물을 발전용 연료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민경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너지연)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벌목 후 부산물이나 칡덩굴, 폐기된 버섯 배양토를 화력발전소에 사용할 수 있는 고체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농업 공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바이오리소스 테크놀로지(Bioresource Technology)’ 2월호에 게재됐다.

바이오매스는 목재, 임업 부산물을 파쇄, 가공해 작은 원통형인 펠릿이나 칩 형태로 만든 것으로, 화력발전소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원료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바이오매스 기반의 발전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옥수수와 같은 식량자원이 사용됐다. 최근 식량안보 문제가 제기되면서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는 기술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 톱밥으로 만든 목재 펠릿을 수입해 가열과 건조를 거쳐 바이오연료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3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며 건조 과정에서 열량이 손실되고 칼륨과 같은 무기질 성분이 나와 설비가 부식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위해 농업, 산림 폐기물을 가공하는 반응기를 운전하는 모습./에너지연

연구진은 기존 기술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건조 방식 대신 증기를 이용한 습식 공정을 개발했다. 무기질 발생은 줄이고, 원료의 열량 손실률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기존 건식 공정에 적용하기 어려워 폐기하거나 방치했던 벌목 부산물, 칡덩굴, 폐기된 버섯 배양토를 활용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공정을 이용하면 기존 공정보다 낮은 온도인 200도에서 원료를 가공할 수 있다. 15분가량 증기에 노출해 화학적 결합을 낮춰 쉽게 분해가 가능한 상태로 만든다. 이후 순간적으로 압력을 떨어뜨리면 원료는 더 작은 입자로 나뉘게 돼 펠릿 모양으로 만들기 쉬워진다.

작은 입자가 된 바이오매스는 화력발전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치에 넣어 펠릿 모양으로 압축한다. 이때 펠릿이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해 화학적 조성, 온도, 압력, 지름과 길이에 대한 압축비를 다양하게 조합하면 고른 품질을 가진 펠릿이 만들어진다.

생산된 바이오연료는 연소 온도와 시간이 증가할수록 연료료 사용할 수 없는 섬유소인 ‘헤미셀룰로오스’와 무기물 함량이 감소했다. 바이오연료의 총 발열량은 최대 22MJ/㎏(발열량을 나타내는 단위), 에너지 회수율은 최대 95%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예상했던 발열량인 18~20MJ/㎏를 뛰어넘는 수치다. 증기 기반 습식 공정이 폐기물 활용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민경선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바이오연료는 기후 위기, 자원 고갈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농업, 산림 폐기물을 화력발전소에 사용할 수 있는 연료로 만드는 이번 기술은 폐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업사이클링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Bioresource Technology(2024), DOI: https://doi.org/10.1016/j.biortech.2023.130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