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에 도달했다. 이번 지자기 폭풍의 영향으로 북유럽 전역과 미국 남부, 중부, 그리고 남반구에서 오로라가 관측됐다.
미 해양대기청(NOAA)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약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지구를 덮쳤다고 밝혔다. G5는 분류되는 지자기 폭풍 등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초 SWPC는 G4 경보를 발령했으나, 오후 6시 54분(현지 시각) G5 수준으로 강도가 커졌다.
지자기 폭풍은 태양풍에서 비롯된다. 태양의 대기층인 코로나는 온도가 섭씨 150만도까지 올라간다. 온도가 엄청나게 높으면 물질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플라스마 상태로 존재한다. 여기서 시간당 160만㎞ 속도로 전기를 띤 입자들의 흐름인 태양풍을 우주로 내뿜는다. 지자기 폭풍은 태양풍의 충격파가 지구를 강타하면서 자기권에 일시적으로 혼란을 유발하는 현상이다.
이번 지자기 폭풍으로 북유럽 전역과 미국 남부, 중부, 남반구에서 오로라가 관측됐다. 오로라는 태양풍의 일부가 지구 대기권의 자기장과 충돌하면서 빛을 내는 현상이다. 주로 북극권과 같은 고위도 지역 상공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에는 프랑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지역부터 미국 남·중부,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반구에서도 관측됐다.
SWPC는 태양에서 최소 7차례 코로나 질량 방출을 관측했으며, 그 영향이 12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때 나온 코로나 물질은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미쳐 전파 교란이나 우주선, 인공위성 운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전력망이 붕괴되거나 정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오전 9시 30분 우주전파재난 '주의' 위기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지구에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온 것은 200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지자기 폭풍으로 스웨덴에서는 정전이 발생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변압기가 파손돼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