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규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실리콘 소자로 생물학적 뉴런의 상호작용을 모방한 뉴로모픽 진동 신경망을 개발했다./KAIST

국내 연구진이 현재 반도체 산업체에서 사용되는 실리콘 소재와 공정만으로 초소형 진동 신경망을 구축했다. 경계선 인식 기능을 구현하고 수학 난제 중 하나인 그래프 색칠 문제를 해결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양규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실리콘 소자로 생물학적 뉴런의 상호작용을 모방한 ‘뉴로모픽 진동 신경망’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3월호에 게재됐고, 추가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뇌 기능을 모사하는 뉴로모픽 컴퓨팅 중 하나인 상호 간 결합된 진동 신경망(oscillatory neural network)은 뉴런의 상호작용을 모방한 인공 신경망이다. 진동 신경망은 기본 구성단위에 해당하는 ‘진동자’의 연결 동작을 이용하며 신호의 크기가 아닌 진동을 이용해 연산을 수행하므로 소모 전력이 비교적 낮다.

연구진은 실리콘 기반의 진동자를 이용해 진동 신경망을 개발했다. 축전기를 이용해 두 개 이상의 실리콘 진동자를 연결하면, 각각의 진동 신호가 상호작용해 시간이 지나면서 동기화된다. 연구진은 진동 신경망으로 영상 처리에 사용되는 경계선 인식 기능을 구현했으며 난제 중 하나인 그래프 색칠 문제를 해결했다. 그래프 색칠 문제는 점과 선으로 구성된 그래프의 각 정점에 같은 색이 만나지 않도록 색을 할당하는 문제로, 주파수가 겹치지 않게 할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번 연구는 제조 관점에서 복잡한 회로나 기존 반도체 공정과 호환성이 낮은 소재와 구조 대신 현재 반도체 산업체에서 사용되는 실리콘 관련 소재와 공정만으로 진동 신경망을 구축했다. 따라서 양산에 바로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진동 신경망은 복잡한 컴퓨팅 난제를 계산할 수 있는 뉴로모픽 컴퓨팅 하드웨어로 자원 분배, 신약 개발, 반도체 회로 설계와 스케줄링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참고 자료

Nano Letters(2024), DOI: https://doi.org/10.1021/acs.nanolett.3c04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