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여드레 앞두고 발표된 주요 정당의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 공약이 대부분 예산과 전력 조달 등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강해 실현 가능성이 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학기술 시민단체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은 2일 주요 정당과 지역구 후보자들의 과학기술 공약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과실연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주요 정당은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기후변화 대응 강화, 연구자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혁신클러스터나 산업단지 조성을 하겠다고 발표한 지역구 후보자도 많다.
국민의힘은 한국형 우주시대, 디지털 격차 해소, 젊은 과학자 든든 지원, 기초와 도전적 연구를 효율적으로 투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육성, 인공지능 강국 기틀 강화, 휴대폰 구입비와 통신요금 부담 경감을 7대 공약을 내세웠다. 반도체 산업 지원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발표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가 R&D 예산 5% 확보, 과학기술부총리제 도입, 서울대 10개 만들기, 중소벤처 스타트업 육성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일몰기한 연장 등 반도체 강국 생태계 구축도 제시했다.
녹색정의당은 화석연료 기반의 전략산업을 탈탄소 녹색경제로 전환하고, 배터리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는 공약을 세웠다. 개혁신당은 과학기술부총리 신설, 새로운미래는 기후위기 시대 신산업 지원, 도전적 연구 생태계 조성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여야 모두 반도체 기술과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공약을 포함했다. 다만 과실연은 이런 공약들이 대부분 구체성이 떨어지고 예산 확보 방안이 부실해 '공약 따로, 실행 따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과실연 정책기획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남호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는 "향후 과학기술에 대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보장하는, 당파를 초월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급선무"라며 "어느 당이 더 의지가 있는지를 유권자가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반도체산업을 여야가 모두 강조하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에너지 비용에서 효율적인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융합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문제를 정파적으로 몰고 가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에너지 투자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 전력망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반도체 산업을 물론 그 어떤 전략산업 공약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과학기술 인재 확보에 대해 여야가 특단의 공약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대단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