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진이 체온에 반응해 정보를 사라지거나 나타나게 하는 정보 패턴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피부에 정보가 담긴 필름을 부착하자 사라지는 패턴의 모습./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체온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숨길 수 있는 차세대 웨어러블 ID 카드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고승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진이 체온에 반응해 정보를 사라지거나 나타나게 하는 정보 패턴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지난 26일 게재됐다.

최근 실생활에서 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정보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자 데이터의 활용이 높아지면서 개인정보 도용과 침해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개인정보를 필요에 따라 암호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존의 정보 암호화 기술은 자외선이나 고온의 열과 같은 에너지원이 필요해 실생활에서의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자극에 따라 분자 정렬이 바뀌는 ‘액정 탄성체’의 투명도를 높은 해상도의 레이저로 부분적으로 바꿔 QR코드와 같은 정보의 패턴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때 투명도가 바뀌는 온도를 사람 체온 수준으로 낮춰 탄성체가 사람의 피부 체온과 닿으면 투명해져 정보 패턴이 사라지게 했다.

연구진은 “정보 패턴을 제작하고 암호화하는 것뿐 아니라, 제작된 정보 패턴을 완전히 지우고 다시 새로운 정보 패턴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 재사용이 가능하게 했다”며 “한 명의 소유자에게 제한된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고승환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정보 패턴 제작과 체온을 통한 암호화를 통해 차세대 웨어러블 ID 카드로써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온을 통해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의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Nature 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63-024-018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