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를 뛰어넘을 전략이 있습니까?"
15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마이 칩(My Chip)' 토크 콘서트 현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김혜지 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 선임연구원의 발표가 끝나고 청중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되자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손을 들고 'TSMC'를 이길 비책을 물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반도체를 전공으로 택한 학생들 50여명이 참석했다.
대만의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엔비디아, AMC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한다. 반도체를 전공으로 택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TSMC를 이길 비책은 곧 자신들의 먹고 살 길이나 다름없었다. 답변을 기다리는 청중들의 반응이 진지했다.
과학기술 정책의 수장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반도체 분야에서 실무를 해본 학생을 키우는 게 TSMC를 빨리 쫓아가는 방법"이라며 "학생들의 교육용 장비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기업들과 상의하고, 물밑에서 최적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TSMC가 대만 정부와 함께 시설을 늘리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어떻게 대응할지 늘 고민한다"면서도 "다만 대만에서 학부생을 상대로 실무 훈련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적인 정책으로 한국이 뒤처진 부분을 빨리 쫓아가야 한다는 부분에서 마이 칩 서비스를 구상했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부터 학생들이 설계한 반도체 칩을 ETRI와 서울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제작하는 마이 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마이 칩 서비스는 1988년 구축된 500㎚ 상보형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팹(Fab) 시설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칩을 제작한다. 반도체 개발을 위해 높은 성능의 미세공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자 이 장관은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최대 180㎚ 공정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에 밝힌 90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도 언급됐다. 이 장관은 "샘 올트먼의 9000조원 투자에는 AI 설계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핵 발전소도 포함된 느낌이 든다"며 "앞으로 파라미터가 엄청나게 늘면서 전기세를 감당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 중 훌륭한 사람이 나와 저전력으로 하는 반도체를 만들면 샘 올트먼의 사업 방향까지 달라질 수 있다"며 "반도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예전보다 깊이있고 생생하게 지식을 습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학생들에게 혁신을 만드는 도전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정부가 시스템반도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 매년 나왔지만, 시장점유율은 계속 3%에 머물고 있다"며 "한국이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을 4~5%로 올리는 중심에는 반도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