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이 지난 1월 31일 대전 유성구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참석했다./뉴스1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에 '국가연구기관 혁신'을 포함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통합관리와 연구관리전문기관의 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가 13일 발표한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에는 국가연구기관 혁신 방안도 담겼다. 국가연구기관 혁신 방안은 보도자료 원문에는 없지만, 별첨 자료에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출연연의 기관간 칸막이를 걷어낸 통합관리로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출연연 운영규정을 개정해 정원 통합관리, 특별채용 허용, 인력·예산 집중 지원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업이나 대학이 하기 어려운 국가 단위의 R&D 임무를 출연연이 함께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 임무 수행의 주체는 개별 출연연이 아닌 국가기술연구센터(NTC)가 맡는다.

NTC는 국가전략기술 중심의 연구관리를 책임지는 연구조직이다. 같은 분야의 연구조직은 출연연에 관계 없이 하나의 NTC에 모아서 해당 분야 연구를 총괄하게 하는 방식이다. 출연연 사이의 벽을 허물고 NTC를 통해 연구 과제를 공동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게 한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구상이다.

한국연구재단 같은 연구관리전문기관을 혁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과기정통부의 자료에는 R&D 품질관리를 위한 전문기관 혁신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연구기관 혁신은 최근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이 과거 여러차례 강조한 내용이기도 하다. 박 수석은 과거 한 세미나에서 12개에 달하는 중앙부처 산하 연구관리전문기관을 4개로 통폐합하고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제안은 출연연 통폐합을 전제로 하고 있다.

과거 출연연과 연구관리전문기관 통폐합을 주장했던 박 수석의 기용에 이어 과기정통부도 국가연구기관 혁신을 주요정책으로 내세우면서 통폐합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과기노조는 출연연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통폐합을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과기노조는 "출연연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법률적 구속을 받게 돼있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에서 제외시켜 과기부 부처 차원의 지침으로 출연연을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마음대로 통폐합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냈다"며 "공공기관 해제가 아니라 출연연을 포함한 연구개발목적기관을 위한 별도의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