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영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곽상규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안전하고 저렴하며, 영하 40도의 극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아연전지를 개발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주차장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뉴스1

국내 연구진이 안전하고 저렴하면서도 영하 40도의 저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아연전지를 개발했다. 겨울철과 같은 저온 환경에서 급격한 성능 저하를 보이는 전기차의 고질적인 배터리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이상영 화공생명공학과 교수와 고려대 곽상규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13일 영하 40도에서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유사한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10배 이상의 높은 출력밀도를 보이는 아연전지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에너지 수요 증가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자 안전하고 저렴한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리튬이온전지는 글로벌 수급 불안정, 높은 제조 비용, 폭발이나 화재와 같은 문제가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아연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아연전지는 저렴하고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아연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고, 폭발 위험이 없는 물을 전해질로 사용해 안전성과 경제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아연전지에 사용되는 물 기반의 전해질은 물의 어는점 이하의 환경에서는 전해질이 얼게 되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양쪽성 이온 기반 전해질’을 개발해 물 기반 전해질의 동결 문제를 해결했다. 양쪽성 이온은 한 분자 내 전기적으로 양성과 음성을 동시에 갖는 분자로, 이런 특성을 활용해 전해질 내 분자 간 상호작용을 제어함으로써 저온 환경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전해질을 구현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 전해질은 어는 점을 영하 95도까지 낮추어 영하 40도의 환경에서도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유사한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10배 이상의 높은 출력밀도를 달성했다.

이상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물 기반 전해질의 고질적인 저온 성능 문제를 해결해 극저온 환경에서 기존 리튬이온전지 성능을 넘어설 수 있는 기술을 제시한 것”이라며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큰 기술적 장애물 중의 하나인 저온에서의 성능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 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039/D3EE02535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