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바다의 영양분인 철의 순환 과정에서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미싱 링크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극지연구소는 김기태, 정현영 극지연구소 저온신소재연구단 연구원과 정재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 공동 연구진이 점토광물을 아이오딘과 함께 얼렸을 때 철이 포함된 광물인 자철석이 만들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바다에 녹아 있는 철은 식물성 플랑크톤 생장의 필수 성분이다. 그동안 광물에 있던 철이 플랑크톤 등 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분리되는 과정을 분석한 연구는 많았지만, 다시 광물 형태로 돌아가는 과정이 규명된 적은 없었다.
연구진은 온도를 낮추자 점토광물 내부의 철 성분이 아이오딘과 반응하면서 자철석 덩어리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점토광물은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진흙과 유사한 성분의 점토를 말한다. 이번 연구로 철의 순환 과정에서 얼음의 역할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학반응은 온도가 낮을수록 천천히 일어나는데, 이번 연구에서 점토광물과 아이오딘은 '동결농축효과'로 상온에서보다 약 4배 빠르게 반응했다. 동결농축효과는 수용액을 얼렸을 때 일부 성분이 얼음 결정들 사이 얼지 않은 영역에 모이면서 해당 성분의 농도가 수천에서 수십만 배로 증가하고, 이 영역에서 나타나는 화학반응의 속도도 빨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장은 바다의 탄소흡수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의 순환은 기후변화 연구에서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공학적인 방법의 하나로 해외 연구팀 등에서 철 가루를 바다에 뿌리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아이오딘은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질로,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얼음의 자철석 형성 과정이 끝나면 외부로 방출되며, 작은 입자 형태의 아이오딘은 대기 중에서 구름을 만드는 응결핵 형성에 참여한다. 극지방의 구름은 지구로 유입되는 태양 빛을 반사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김기태 책임연구원은 "실험실에서 확인한 철 순환의 미싱 링크가 실제 자연에서는 어떤 규모와 속도로 작동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극지 현장에서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지난달 7일 발표됐으며, 연구의 독창성과 탁월성을 인정받아 12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참고 자료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2023), DOI: https://doi.org/10.1021/acs.est.3c06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