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병·박성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이 자연 살해(Natural Killer, NK) 세포와 암세포를 동시에 인지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표적 암세포를 공격하는 ‘NK 세포 전달 나노드론(NKeNDs)’을 개발했다. 사진은 윗줄 원형부터 제 1저자인 박성국 연구원, 박성호 교수, 강세병 교수, 아랫줄 오른쪽 첫번째 제 1저자 김효정 연구원./울산과학기술원(UNIST)

국내 연구진이 본인이 가진 면역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각종 암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맞춤형 암 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강세병·박성호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진은 21일 자연살해(NK) 세포와 암세포를 동시에 인지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표적 암세포를 공격하는 ‘NK세포 전달 나노드론(NKeND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제 동물 실험을 통해 NK세포를 암세포에 도달하게 만들어 암 조직 성장을 억제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NK세포는 종양의 특이적인 신호를 탐지하고 강력한 독성으로 암세포를 소멸시키는 항암 면역세포다. 하지만 암세포까지의 이동이 어렵고, 생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NK세포를 활성화하고, NK세포를 특정 암세포로 전달해 사멸을 유도할 수 있는 ‘NK세포 전달 나노드론’을 설계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개발한 NK 세포 전달 나노드론. 연구진은 특정 암세포를 표적으로 한 항암 효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은 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입자 표면에 NK세포를 인지하는 단백질과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를 인지하는 단백질을 융합시켜 나노드론을 만들었다. 나노드론이 NK세포의 표면 단백질인 ‘CD16′과 암세포의 표피에 과도하게 존재하는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는 정상 세포의 생존, 분화, 성장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지만, 과하게 생성될 경우 각종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NK세포가 특정 암세포를 더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공격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NK세포를 직접 변형하거나 배양해 환자의 몸에 주입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나노드론을 활용하면 환자 본인이 가지고 있는 NK세포를 활성화하고 암 발생 부위에 전달해 치료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방식에 비해 활용도가 높으면서 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새로 개발한 NK세포 전달 나노드론의 효과는 난소암과 유방암 세포를 주입한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특히 난소암 세포를 이식한 쥐 모델에서 NK세포와 인간의 면역세포를 함께 투여한 경우 암세포의 성장이 크게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강세병 교수는 “이번 연구로 NK세포의 이동이나 생존 등 각종 문제를 극복하고, NK세포 전달 나노드론을 통한 면역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암 특이적 면역 세포 유도 등 추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암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맞춤형 치료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2일 국제 학술지 ‘나노 투데이(Nano Today)’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no Today(2023), DOI: https://doi.org/10.1016/j.nantod.2023.102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