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폭발로 위기에 처한 아폴로 13호의 우주비행사들이 안전하게 지구로 귀환할 수 있게 도운 우주비행사 켄 매팅리가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이달 2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난달 31일 영웅 중 한 명을 잃었다"며 "매팅리는 아폴로 프로그램 성공의 열쇠였으며 그의 빛나는 성과는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해군 조종사 출신의 매팅리는 1966년 NASA에 합류해 아폴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초기에는 우주복과 배낭 개발에 기여했고, 1972년 아폴로 16호의 우주비행사로도 활약하며 미국의 달 탐사를 도왔다.
그는 기체 고장으로 위기에 빠진 아폴로 13호의 우주비행사를 구하는 데도 기여했다. 당초 아폴로 13호의 승무원으로 선발된 매팅리는 건강 문제로 발사 며칠 전 임무에서 제외됐다.
사건은 아폴로 13호가 발사되고 며칠이 지나 발생했다. 달 착륙을 위한 발사 후 지구에서 약 32만㎞ 떨어진 지점에서 갑작스럽게 아폴로 13호의 산소탱크가 폭발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산소 누출이 시작됐고 우주선을 제어하는 명령 모듈의 전력이 차단됐다. 당시 아폴로 13호의 우주비행사의 생존마저도 위협하던 상황이다.
매팅리는 아폴로 13호 임무를 준비하며 훈련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3명의 우주비행사를 구출할 방안을 강구했다. 그는 아폴로 13호에 실려 있던 착륙선에 별도의 생존 장치가 달려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대피를 지시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착륙선에 모여들어 아폴로 13호가 달을 한 바퀴 돌아 지구로 돌아오는 동안 안전하게 머물 수 있었다.
넬슨 국장은 "매팅리는 고장 난 우주선과 위험에 처한 우주비행사들이 성공적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중요한 판단을 내렸다"며 "그의 노력은 우주에서 생존에 대한 교훈을 넘어 발전까지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팅리는 미지의 세계에 용감하게 맞서 싸운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