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7호’의 우주비행사가 가져온 달 시료로 달의 나이가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4000만년 더 많은 44억6000만년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제니카 그리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연구원이 이끈 국제 연구진은 1972년 아폴로 17호의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가져온 시료를 분석해 달의 나이를 새로 밝혔다고 23일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지오케미컬 퍼스펙티브 레터(Geochemical Perspectives Letters)’에 게재됐다.
달은 약 44억 년 전 화성 크기의 천체가 원시 지구에 충돌하며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들이 뭉쳐 형성됐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확한 형성 시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1972년 아폴로 17호의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가져온 먼지를 분석해 이를 밝히려 했다.
달 먼지 시료에는 수십억 년 전 형성된 지르콘 결정이 있었다. 지르콘 결정은 암석의 연대를 측정하는 데 쓰인다. 지르콘 결정 내부의 우라늄은 일정한 속도로 방사성 붕괴를 거쳐 납으로 변하는데, 우라늄과 납 원자의 비율을 측정하면 결정이 만들어진 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지르콘 결정을 마치 연필깎이로 연필을 깎듯 뾰족한 모양으로 만든 뒤 시료 끝에서 원자를 증발시키는 ‘원자 탐침 단층 촬영’으로 분석했다. 이후 질량 분석기로 증발된 원자의 종류와 양을 파악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해당 시료가 약 44억6000만년 전 형성됐을 것으로 봤다. 즉 달의 나이는 최소 44억6000만년 이상이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기존에 예측한 나이보다 4000만년 늘어난 수치다.
그리어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지구에 관한 수많은 질문에 대한 기준점”이라며 “어떤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알면 그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필립 헥 미국 필드박물관 연구원은 “달은 지구의 자전축을 안정시키고 조수를 일으키는 이유”라며 “이 시스템에 대한 작은 퍼즐 조각을 하나 맞춘 셈”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Geochemical Perspectives Letters(2023), DOI: https://doi.org/10.7185/geochemlet.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