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교수 연구진이 생체 내 효소와 운반 RNA의 복합체 구조를 밝혀 운반 RNA의 화학적 변형 과정을 설명했다. 운반 RNA의 변형 효소(노란색)는 운반 RNA를 지지하는 형태로 구조가 바뀌면서(노란색 구조→파란색 구조) 복합체를 형성한다./광주과학기술원(GIST)

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 단백질 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운반 RNA(tRNA)’의 공결정 구조를 확인해 화학적 변형의 기본 원리와 필수 요인을 규명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정욱 화학과 교수 연구진이 생체 내 효소와 운반 RNA의 복합체 구조를 밝혀 운반 RNA의 화학적 변형 과정을 설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달 17일 온라인 게재됐다.

단백질은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유전정보가 들어있는 DNA가 RNA 형태로 복사된 뒤 단백질 생산 공장인 ‘리보솜’으로 전달돼 다양한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운반 RNA는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을 RNA 정보에 맞게 리보솜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특히 운반 RNA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운반 RNA 분자 내에 화학적 변형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 각각의 화학적 변형은 서로 다른 ‘운반 RNA 변형 효소’에 의해 조절된다. 지금까지 생명 유지에 중요한 운반 RNA 변형과 효소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운반 RNA와 변형 효소 복합체의 구조를 밝히려는 연구들이 진행됐다.

연구진은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세린’을 옮기는 세린-특이적 운반 RNA와 CmoM 효소의 복합체에 집중했다. 이 복합체는 구조가 밝혀지지 않았다. 단백질과 RNA의 복합체는 결정화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백질 분야의 데이터베이스인 PDB(Protein databank)에도 복합체의 정보는 전체 5%에 불과할 정도다.

연구진은 해당 복합체의 안정적인 단결정을 얻어 X-선 결정학으로 그 구조를 규명했다. 분석 결과, CmoM 효소는 운반 RNA가 단백질을 합성할 때 RNA 정보를 인식하는 ‘안티코돈’ 부위와 특이적으로 결합했다. 또 CmoM 효소가 운반 RNA를 감싸듯이 결합하면서 운반 RNA의 구조도 국지적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운반 RNA와 상호작용하는 CmoM 효소의 아미노산 잔기들을 일부 바꿨을 때 효소의 운반 RNA 변형 능력이 감소하거나 아예 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진이 밝힌 CmoM 효소와 운반 RNA의 복합체 구조를 실험적으로도 검증한 셈이다.

세린-특이적 운반 RNA가 RNA 정보를 인식할 때 발생하는 화학적 변형은 유전자 암호 해독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의 확장 가능성도 높다. 연구를 이끈 김정욱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단백질 형성에 필수적인 운반 RNA, 그리고 운반 RNA 변형에 관여하는 단백질 효소의 구조를 밝혀 생체 내에서 변형 활성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또 변형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Nucleic Acids Research(2023), DOI: https://doi.org/10.1093/nar/gkad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