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과학자 이언 윌머트(Ian Wilmut·79) 박사가 영원한 안식을 얻었다. 11일(현지 시각)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의 로슬린 연구소는 윌머트 전 교수가 파킨슨병으로 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로슬린 연구소는 윌머트 박사가 수십 년 동안 근무했던 곳이다.
윌머트 박사는 세계 첫 동물 체세포 복제에 성공해 줄기세포 연구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1996년 로슬린 연구소에서 윌머트 박사는 키스 캠벨 전 교수와 함께 다 자란 양의 체세포를 복제하는 것에 성공했고, 복제 양(羊) 돌리(Dolly)를 만들었다. 당시 이들은 태어난 지 6년 된 양의 체세포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핵이 제거된 다른 양의 난자와 결합해 대리모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정상적인 수정 과정 대신 '핵 치환' 방식으로 복제한 것이다.
277번의 실패 끝에 탄생한 돌리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난치병 해결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후 돌리는 급격한 노화로 관절염과 폐 질환을 앓다가 2003년 2월 6살의 나이로 안락사됐다. 돌리는 지난 2003년부터 스코틀랜드 국립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윌머트 박사는 돌리 복제 이후 재생 의학에 쓰이는 줄기세포 연구에 전념했다. 지난 2005년 3월 그는 한국을 방문해 서울대학교에서 줄기세포 복제에 대해 강의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2012년 은퇴했고, 2018년에는 본인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윌머트 박사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BBC는 "윌머트의 작업은 줄기세포 연구의 초석을 다졌다"라고 평가했다. 로슬린 연구소의 브루스 화이트로 소장은 "과학계에서 누구라도 이름을 다 아는 이를 잃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