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움직임이나 땀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스마트 섬유가 개발됐다. 이 섬유로 지은 옷을 입고 움직이면 별도의 충전기 없이도 옷에 달린 LED 장식에 불이 들어오거나 웨어러블 기기를 충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전자재료연구센터 송현철 책임연구원과 장지수 선임연구원팀이 마찰을 전기로 바꾸는 '마찰전기 섬유'와 땀 속 포도당을 전기로 바꾸는 '땀 전지 섬유'로 새로운 스마트 의류용 섬유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전에도 마찰전기 섬유와 땀 전지 섬유를 개발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마찰전기 섬유는 습도에 취약해 주변이 습하거나 땀을 흘리면 전력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땀 전지 섬유는 땀으로 만드는 전력이 너무 작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먼저 각 섬유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마찰전기 섬유는 탄성이 있는 고분자 화합물인 탄성중합체에 설탕을 녹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마찰 표면적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켰다. 땀 전지 섬유는 이온 염과 파릴렌으로 코팅해 특유의 비대칭 습윤성을 유지하고 발전 효과를 늘렸다. 비대칭 습윤성이란 섬유의 한쪽에만 물이나 땀으로 젖었을 때, 젖은 곳과 마른 곳 사이 전하차로 전기가 생기는 성질이다.
연구진은 이 두 가지 섬유를 직조해 습기에 약한 마찰전기 섬유와 전력 효율이 낮은 땀 전지 섬유의 단점을 상호보완했다. 마찰전기 섬유 1개와 땀 전지 섬유 36개로 짠 의류용 섬유 두 개를 연결해 사람의 몸에 붙였다. 그 결과 사람이 움직이거나 흘린 땀으로부터 전압 3V가 필요한 위치추적 센서를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스마트 섬유가 코팅과 직조 등 단순한 기술만으로도 생산할 수 있어 비용이 저렴하며, 10회 이상 세탁해도 전기를 만드는 성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송 책임연구원은 "소방관이나 군인, 산악인처럼 극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전원공급원으로 쓰일 것"이라며 "스마트 의류에 적용해 다양한 신체 정보를 제공하는 센서로 활용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 5월 25일자에 실렸다.
참고 자료
Advanced Energy Materials(2023) DOI: https://doi.org/10.1002/aenm.20230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