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4일(현지 시각) 보이저 2호가 호주 캔버라에 있는 대형 안테나인 딥스페이스네트워크에 데이터를 전송하며, 통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보이저 2호 모습./NASA

관제사의 실수로 2주 전 연락이 끊겼던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의 신호가 완전히 회복됐다. 47년간 우주를 탐색 중인 보이저 2호가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나사는 4일(현지 시각) 보이저 2호가 호주 캔버라에 있는 대형 안테나인 딥스페이스네트워크에 데이터를 전송했으며, 지상과의 통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잔 도드 나사 보이저 프로젝트 매니저는 "나사는 보이저 2호에 메시지를 전송하기 위해 '최고 전력 송신기'를 사용해 최적의 시점에 전송되도록 시간을 설정했다"며 "안테나가 명령에 따라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보이저 2호는 매년 몇 차례 안테나 방향을 지구 쪽으로 자동 조정하도록 설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나사의 잘못된 명령으로 보이저 2호의 안테나를 지구에서 2도 빗나가게 조정했다. 각도가 미세하게 틀어졌지만, 지구와 199억㎞ 떨어져 있는 만큼 천문학적인 거리 차로 지구와 통신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후 1일(현지 시각) 딥스페이스네트워크가 보이저 2호의 미약한 신호를 감지하자 나사가 안테나 방향 조정을 위해 명령을 쏟아냈고, 마침내 통신 재개에 성공했다. 보이저 2호의 다음 방향 수정은 오는 10월 15일로 예정돼 있어, 명령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두 달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앞서 우주에 진입한 보이저 1호의 쌍둥이 탐사선인 보이저 2호는 1977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사돼 반세기 가까이 우주를 탐사 중이다. 인류 최초로 목성과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을 탐사하며 행성의 사진과 구성 물질, 위성, 고리의 모양 등 관측 정보를 보내왔다. 2018년부터는 태양계 밖으로 나가 심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보이저 2호에는 각종 촬영 장비는 물론 외계 생명체를 만날 경우 전달할 지구의 자연의 소리와 음악, 55개 언어의 인사말이 담긴 '골든 레코드'도 실렸다. 나사는 보이저호가 300년 후 혜성의 고향으로 불리는 '오르트구름'에 닿은 뒤, 29만6000년 후에는 밤하늘의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