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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이어트의 한 방법으로 인기가 높은 간헐식 단식이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반 안델 연구소 대사영양학부의 러셀 존스 교수 연구팀은 28일(현지 시각) 간헐적 단식을 하면 몸속 면역세포들의 전투력을 끌어올려 몸 밖에서 들어온 세균은 물론 암 세포에 대항하는 능력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면역력(Immunity)’에 공개했다.

간헐적 단식은 하루에 특정 시간 안에만 식사를 하고 나머지 시간 동안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식사법이다. 하루 24시간 중 8시간 안에 식사를 하고 나머지 16시간 동안에는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며 오랜 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우리 몸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는 포도당을 얻을 수 없게 된다. 간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음식물을 분해해야 포도당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간은 몸이 갖고 있던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때 지방이 분해되면서 몸에 면역세포를 강하게 만드는 화합물인 케톤이 간에서 만들어지게 된다.

연구팀은 면역세포인 T세포가 케톤에서 에너지를 받아 질병, 암과 싸운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실험을 설계했다. 몸에서 케톤을 생산할 수 없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실험용 생쥐 3마리와 평범한 생쥐 3마리 몸에 세균을 집어넣었을 때 생쥐들 몸속에서 T세포가 얼마나 많이 생겨나는가를 비교한 것이다.

간헐적 단식에 따라 몸에서 생성되는 케톤 속 물질인 '베타하이드록시뷰티르산'이 면역세포인 T세포 생산,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나타낸 그래프. 갈색으로 표시된 'βOHB'가 베타하이드록시뷰티르산.

실험 결과 케톤을 생산하지 못하는 쥐들에 비해 정상적인 쥐들 몸속에서 T세포가 50% 더 많이 생산됐다. 구체적으로 케톤에 포함돼있는 ‘베타하이드록시뷰티르산’이란 물질이 T세포 생산과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케톤이 T세포의 호흡능력 또한 끌어올리는 것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케톤을 만들지 못하는 생쥐들과 정상 생쥐들 몸에 암세포를 주입하고 22일 뒤 종양 크기를 비교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정상 생쥐들보다 케톤 생산이 불가능한 생쥐들 몸속에서 종양이 2배 정도 크게 자라있었다. 이에 존스 교수는 “포도당이 아닌 케톤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게 여러모로 건강에 훨씬 이득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간헐적 단식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존스 교수는 “식사 때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며 “예를 들어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고 지방 섭취를 크게 늘리는 식단은 면역세포 활성화를 억제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위 ‘저탄고지’ 식단으로 간헐적 단식을 할 경우 오히려 질병과 싸우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자료

Immunity, DOI: https://doi.org/10.1016/j.immuni.2023.07.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