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청바지를 염색하는 파란색 염료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나트륨 이차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았다. 나트륨 이차전지는 나트륨을 전해질로 쓰는 배터리로 소재가 저렴하고 구하기 쉬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리튬 이차전지보다 성능과 수명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프러시안 블루 염료를 이용해 나트륨 이온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양극 소재 조건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프러시안 블루는 18세기부터 사용된 파란색 염료로, 주로 청바지를 염색할 때 사용한다. 이온을 흡착하는 성질도 있어 방사성 물질에 중독됐을 때 해독제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트륨 이온전지의 양극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배터리 기업인 CATL은 2021년 프러시안 블루 계열 물질인 ‘프러시안 화이트’를 사용한 양극재를 공개하기도 했다.
UNIST 연구진은 나트륨 이차전지에 적합한 프러시안 블루 계열 양극 소재를 찾기 위해 서로 다른 조건으로 합성한 후 성능 차이를 확인했다. 특히 소재가 가진 물 분자의 양이 배터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집중 분석했다.
분석 결과 프러시안 블루 계열 양극 소재는 물 분자가 더 적을 수록 높은 에너지 효율, 긴 수명을 나타냈다. 물 분자가 24% 감소한 경우 배터리 용량은 9.7% 늘었다. 물을 기반으로 한 전해질 시스템인 ‘수계전해질 시스템’에서는 나트륨 이온의 활성도가 늘어 배터리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2500번 충·방전을 반복했을 때 배터리 수명이 얼마나 줄었는지 확인한 실험에서도 물 분자가 적은 경우 67.5% 유지됐다. 반면 물 분자가 많이 포함된 소재에서는 같은 조건에서 59.6%까지 수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아직 프러시안 블루, 프러시안 화이트 양극재의 성분이 배터리 성능에 미치는 영향에 과한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며 “나트륨 이차전지 개발을 위해서는 소재가 미치는 영향을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재료 화학A 저널’에 지난 5월 29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DOI: https://doi.org/10.1039/D3TA02417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