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우드 미국 워싱턴대 대기과학 교수가 21일 아슬라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 분원에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강릉=박근태 기자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난제이자 과학계의 거대한 숙제이다. 지금도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기과학자들은 태양빛을 반사하는 층을 인위적으로 만들거나 지구의 복사열을 가두는 권운(새털구름)을 제거하는 방법인 지구공학으로 지구온난화의 해법을 찾고 있다.

지난 2월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기후변화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지구공학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구름의 빛 반사율을 높여 지구를 시원하게 만드는 '태양 복사 조정(SRM)' 연구를 제안했다.

로버트 우드 미국 워싱턴대 대기과학과 교수도 공개서한에 서명한 대표적인 학자다. 그는 2016년부터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구름을 더 밝게 만드는 '해양 구름 표백(Marine Cloud Brightening)'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구름이 더 밝아지면 햇빛을 반사하는 비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는 원리다.

로버트 우드 교수는 21일 강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분원에서 열린 아슬라 심포지엄에 직접 참석해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현재 바다에 넓게 분포하는 층운이 더 많은 태양빛을 반사할 수 있도록 구름의 성질을 바꾸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자신의 발표가 끝난 뒤에도 우드 교수는 심포지엄 현장에 남아 전 세계에서 모인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를 귀담아 듣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에게 지구공학이 왜 필요한지 묻자 "기후변화가 21세기에 점점 더 빠르게 심각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인위적으로 지구 기후를 조정하는 지구공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환경단체는 지구공학이 오히려 지구를 망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여기에 대한 우드 교수의 답은 "그래서 더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연구를 해야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있다. 만약 이 연구를 하지 않고 기후변화가 심각해진 미래가 온다면 우리는 그 어떤 정보도 없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우드 미국 워싱턴대 대기과학 교수

우드 교수는 "우리가 연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 정책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며 "꼭 SRM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효과가 없다는 결과만 나와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구름의 성질을 인위적으로 바꿔서 지구 온난화에 맞서는 해결책은 지금 당장 현실 가능한 아이디어는 아니다. 우드 교수 연구팀을 비롯해 전 세계 많은 지구공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지만 구름의 변화무쌍한 형태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우드 교수도 연구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대기 중에 소금을 얼마나 뿌려야 하는지, 구름을 어떻게 해야 밝게 만들 수 있는지 아직 확실한 게 없다. 이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구름이 더 밝아지면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보기 위해 여러 기후 모델로 테스트해보고 있는데, 기후모델 실험은 스케일이 아주 작아서 실제로 SMR이 가능할지는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우드 교수 연구팀은 구름 방울을 만들 수 있는 해염 입자를 만드는 데 성공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불러올 변화와 SRM의 효과를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드 교수는 "우리가 연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 정책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며 "꼭 SRM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효과가 없다는 결과만 나와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강릉=박근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