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17'의 행사 장면. 오는 9월 다시 한번 국내에서 노벨상 수상자 4명이 참가하는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이 개최된다./한국과학기술한림원

노벨상 수상자 4명이 오는 9월 한국을 찾아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미래의 과학교육을 주제로 직접 자신의 교육관과 가치관을 소개할 예정이다.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은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웨덴 노벨위원회 산하 '노벨프라이즈 아웃리치(NPO)'와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오는 9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 행사가 국내에서 열리는 건 2017년 이후 두 번째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교육의 미래: 과학과 기술 탐구'로 잡혔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의 교육과 학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지,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같은 여러 주제를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유 원장은 "이전에도 노벨상 수상자가 한국을 찾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대부분 학술적인 행사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데 그쳤다"며 "이번에는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연구자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그동안 한국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했을 때 가장 큰 화두는 교육이었다"며 "교육이 어떻게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 수 있는지가 한국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2013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를 비롯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지 스무트 중국 홍콩과기대 교수, 몬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구 맨체스터대 교수가 참여한다. 노벨화학상을 받은 하르트무트 미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소장도 연사로 참여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의 국내외 석학 15명도 함께 한다.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를 주관하는 노벨프라이즈 아웃리치는 스웨덴 노벨위원회 산하의 과학대중화 조직이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12월 10일을 전후로 매년 노벨 위크 다이얼로그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는 이 행사를 국제화한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을 비롯해 독일, 스페인, 일본, 싱가포르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개최했다.

과기한림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앞으로 한국 과학계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고, 한국 과학자들을 세계에 소개할 기회로 보고 있다. 한림원은 그간 국내 과학자들이 해외에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특히 지난해 기초과학네트워킹센터를 설립하고 해외 석학과 국내 연구자들을 연결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스웨덴 과학한림원을 방문하거나 다른 국가의 한림원과 협력하는 자리에 국내 과학자들과 동행해 한국 과학자들을 알리고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 원장은 "한국 과학자들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지만 아직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네트워크 부족과 함께 연구에서 받는 압박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기초과학 연구의 10~20%는 실패하더라도 과학자들의 부담이 없는 환경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림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같은 필요성을 제안해 지난해부터 '융합기술개발사업'을 시작해 과학기술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유 원장은 "노벨상을 받은 연구는 모두 창의적이고 도전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런 인재를 키우는 교육과 연구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림원이 그동안 쌓아 온 경험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과학 교육과 문화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