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연구진이 분유 속 아크릴아마이드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물질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이선영 책임연구원, 이준희 팀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분유에 포함된 발암추정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CRM)을 개발했다. 인증표준물질은 특정 물질을 측정하는 분석 방법이 정확한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는 데 사용된다.

이선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첨단유기분석팀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이 적은 양의 분유에서도 낮은 농도의 아크릴아마이드를 측정할 수 있도록 돕는 표준물질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발암추정물질이다. 발암추정물질은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동물에서는 충분하나 사람에서는 부족한 경우를 말한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주로 감자튀김, 과자, 커피 등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높은 온도로 조리할 때 만들어진다. 특히 영유아용 조제분유에도 검출되는 사례가 있어 정확한 함량 분석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럽은 2017년 아크릴아마이드 규제를 시작해 올해부터 강화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도 2021년 식품별 아크릴아마이드 권장 규격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측정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표준연 연구진은 분유에 포함된 아크릴아마이드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인증표준물질을 개발했다. 적은 양의 시료에 포함된 낮은 농도의 아크릴아마이드를 분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의 농도는 1㎏당 약 55.7㎍(마이크로그램)으로 유럽연합(EU)이 영유아식품에서 요구하는 아크릴아마이드 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또 최대 10개월 동안 보관하더라도 농도가 달라지지 않아 오랜 시간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인증표준물질을 활용하면 분유에 포함된 아크릴아마이드의 함량 측정법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안전에 민감한 영유아식품은 다른 식품보다 아크릴아마이드 허용 기준이 낮아 더 철저한 관리와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며 “이번 인증표준물질 개발로 식품업계의 측정표준 확립 수요에 부응하고 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감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애널리티컬 앤 바이오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에 이달 3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Analytical and Bioanalytical Chemistry, DOI: https://doi.org/10.1007/s00216-023-047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