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책임연구원. /생명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 크기가 작을수록 몸속에 더 많이 쌓이면서 독성이 강화돼 심장 기형과 같은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정진영 환경질환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이 미세플라스틱 크기가 작을수록 몸 안에 더 많이 축적되고 발암물질과 결합해 복합적 독성을 갖게 된다는 것을 규명해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세플라스틱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 미만으로 작은 플라스틱을 뜻한다. 크기가 작아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미세플라스틱이 먹이인 줄 알고 섭취한 물고기가 식탁에 올라올 수도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류 건강까지 위협한다.

또 미세플라스틱은 환경에 존재하는 다양한 유기 오염물질을 흡착하는 특성도 지닌다. 다방면으로 인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벤조안트라센을 흡착한 미세플라스틱 크기가 작을수록 이에 노출된 제브라피시의 심장 기형이 심각해졌다는 걸 나타낸 자료.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열대 민물고기인 제브라피시와 발암물질인 벤조안트라센을 이용해 미세플라스틱의 크기가 작을수록 체내 축적이 많아지고, 이로 인한 독성도 심해져 심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시에 각각 0.2㎛(마이크로미터), 1.0㎛, 10㎛ 크기 미세플라스틱을 노출시켰다. 미세플라스틱에는 벤조안트라센이 흡착돼있었다. 그 결과 크기가 더 작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제브라피시 쪽에서 더 심각한 심장 기형이 확인됐다. 미세플라스틱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독성 영향이 커지면서 혈관 생성에 더 큰 문제가 생긴 끝에 심각한 심장 기형이 발생한 것이다.

정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과 유기 오염물질의 흡착에 의한 체내 축적 및 복합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라며 "향후 이와 관련한 심도 있는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지난달 19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Chemosphere, DOI: https://doi.org/10.1016/j.chemosphere.2023.138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