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분말 형태의 배양육을 만들었다. 분말 고기는 제조 비용도 기존 배양육보다 적게 들고, 다양한 식품 첨가물로 활용될 수 있어 배양육의 상업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24일 "세포의 분화율을 높여 단백질 함량이 높은 '세포 파우더 고기(cell powder meat, CPM)'를 제조했다"고 밝혔다.
배양육은 근육 줄기세포를 배양해 고기처럼 만든 대체육이다. 가축을 먹일 사료 작물을 키우려고 산림을 파괴하거나 수자원을 고갈하지 않아 친환경 미래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격이 높아 기존 육류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배양육이 상업화되려면 고기가 실제 육류처럼 세포들이 조직돼야 하고 제조 비용도 줄여야 한다.
홍 교수 연구진은 근모세포를 배양해 수를 늘리고, 이후 근육세포로 분화시켰다. 근육세포들은 서로 결합해 섬유 형태의 근관세포가 됐다. 처음 나온 배양육은 이 상태로 만든 다진 고기였다. 햄버거 패티에 들어가는 고기 형태이다. 최근에는 특정 근육 모양의 틀에서 세포를 배양해 다양한 고기 덩어리를 만들었다.
연세대 연구진은 고기 모양을 만드는 틀을 쓰지 않고 근섬유 상태를 바로 분말로 만들었다. 다른 물질이 줄어든 덕분에 세포 파우더 고기는 단백질 함량이 48.1%에 이른다. 소고기 안심(20.7%)이나 닭가슴살(25.7%)과 비교해도 단백질 함량이 훨씬 높다. 특히 소고기 안심에서 검출된 분자와 비슷한 분자를 함유해 실제 소고기 육향이 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분말 배양육은 세포 배양액을 덜 쓰고 틀도 필요하지 않아 가격 효율이 76% 높다고 설명했다. 최범규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향후 배양육 대량 생산과 비용 절감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배양육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파우더 형태는 특히 빠른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에서 발행하는 식품과학 학술지인 'npj 식품과학(npj Science of Food)'에 4월 11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npj Science of Food, DOI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38-023-00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