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한 연구실에서 연구자가 유전자 편집 기술로 개량한 밀 씨앗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

영국에서 유전자 편집으로 개량한 식품을 개발하거나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영국 BBC는 25일(현지 시각) 영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 유전자 편집 식품 개발과 판매가 가능하도록 법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유전자 편집 식품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일자리가 생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전자 편집은 기존에 쓰이던 작물 개량 방식인 교배육종(cross-breeding)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이종번식법이라고도 불리는 교배육종은 서로 다른 유전자형을 가진 작물을 직접 교배한다. 예를 들어 크기가 크고 맛이 없는 양배추 품종과 크기가 작고 맛있는 양배추 품종을 교배시켜 크고 맛있는 양배추를 만드는 식이다.

교배육종은 작물이 다 자라기 전까지는 결과물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작물을 이루는 수천 개 유전자가 무작위로 섞이기 때문이다. 일단 교배시킨 다음 원하는 장점들만 제대로 섞였는지 확인하고 실패했다면 다시 교배해야 한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유전자 편집은 교배 이전에 작물의 어떤 유전자가 맛과 크기를 비롯한 요소를 결정하는지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 이후 서로 다른 작물의 특정 유전자를 섞으면 의도한 결과물이 곧바로 나올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21년 일본 기업 사나테크 시드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감마-아미노부티르산’ 성분이 일반 토마토보다 4~5배 더 많이 들어간 토마토를 개발했다. 이 성분은 혈압 상승을 억제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유전자 가위는 DNA에서 원하는 유전자 부위를 찾아내 자르고 붙이는 식으로 교정·개선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직전까지 개발과 판매가 모두 금지돼있었기 때문에 영국에서 유전자 편집 식품이 곧바로 출시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번 법 개정으로 채소와 야채는 물론 유전자 편집으로 품종이 개량된 가축의 고기, 달걀, 우유와 같은 식품도 상품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