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이 설립한 우주 발사체 기업 버진오빗(Virgin Orbit)이 자금난으로 영업을 일시 정지했다. 버진오빗은 항공기에 발사체를 탑재해 공중에서 위성을 발사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버진오빗은 성명을 통해 "전사적으로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며 "앞으로 진행 중인 운영에 대한 상황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와 가디언 등이 16일(현지 시각) 전했다.
버진오빗은 올해 1월 영국 남서부 콘월에서 소형 인공위성 9개를 탑재한 로켓 '론처원(LauncherOne)' 발사에 실패한 바 있다. 브랜슨 회장이 지난 4개월간 버진오빗에 투입한 금액은 6000만달러(788억원)에 달하는데, 발사 실패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진오빗은 자금 확보를 위해 직원에게 무급 휴직을 통보했다. 댄 하트 버진오빗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에 "직원들에게 무급 휴직을 부여해 새로운 투자 계획을 마무리할 시간을 벌 것"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에 대한 무급 휴직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버진오빗은 지난해 11월 영국 민간항공국(CAA)으로부터 우주 공항 면허를 획득하고, 같은 해 12월에는 발사 허가를 받았다. 중량 500kg을 실을 수 있는 발사체에는 영국·미국의 공동프로젝트인 'CIRCE' 위성과 영국국방부 위성, 7개의 상업 위성이 탑재됐다.
당시 영국 정부는 영토 내에서 처음 실시되는 인공위성 발사인 만큼, 우주 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보잉-747기를 개조한 '우주소녀(Cosmic Girl)-747′에서 발사된 론처원의 엔진이 과열되면서 위성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버진오빗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 "발사 실패에 대한 조사가 거의 완료됐고, 다음 로켓 생산을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