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들. 왼쪽부터 라재선 연구기술원, 이근일 학생연구원(공동 제1저자), 성유빈 연구기술원(공동 제1저자), 케이이치 타카타 연구위원(교신저자). /IBS 제공

꿈의 암 치료법이라 불리는 ‘중입자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암세포에 쏴서 없애는 차세대 치료법으로 기존 양성자치료기, 방사선치료기보다 치료 효능이 월등히 뛰어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소속 케이이치 타카타 연구위원 연구팀과 김하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POLQ 단백질’이 암세포가 중입자 치료에 내성을 갖게 하는 원인물질임을 알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중입자 치료를 통해 암세포를 없애면 암세포에서 DNA 이중가닥이 절단되며 세포가 파괴된다. 그러나 여기서 치료가 끝나는 건 아니다. DNA 회복에 관여하는 몸속 단백질들이 암세포를 복구시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게 POLQ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암세포에서 POLQ 단백질 발현을 억제한 상태에서 탄소이온 고선량 방사선을 암세포에 발사한 뒤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방사선 공격을 받은 암세포가 생존할 확률이 줄어들었고 염색체 불안정성도 크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 실험이 암세포 중입자 치료 내성을 해결할 새로운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POLQ 단백질을 억제하는 것이 중입자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타카타 연구위원은 “중입자 치료기가 국내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치료효과 향상을 위한 한·일 공동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입자 치료기는 전 세계에 단 10여 개국만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올 상반기에 처음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 성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애시드 리서치’에 지난달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자료

Nucleic Acids Research, DOI: https://doi.org/10.1093/nar/gkad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