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범모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보행 보조 로봇. 무게는 0.6㎏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초경량 소재로 부피와 무게, 소음을 줄여 옷으로 덮어도 드러나지 않는 보행 보조 로봇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안범모 융합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과 김정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이동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 ‘어시스트(ASSIST·Air transmitted Secure, Self-regulating Impairment Supporting Tool)’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질병관리청이 2020년 발간한 ‘건강·질병 정보’에 따르면 국내 85세 이상 고령 인구 10명 중 4명이 보행 장애를 겪는다. 보행 장애는 고령자 외에도 질병과 사고, 근력 소실 등으로 발생할 수 있고, 뇌졸중의 경우 환자의 71%가 치료 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보행 보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로봇기술과 결합한 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은 ‘동력 발생기’와 전달받은 동력으로 보행을 돕는 ‘보조 로봇’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기존 보행 보조 로봇은 부피와 소음이 크고 착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공기압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공압백팩과 카본섬유 소재를 이용한 초경량 로봇을 사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어시스트는 공압백팩에서 만들어진 고압의 공기를 튜브로 로봇에 전달한다. 공기압을 전달받은 로봇은 지면반력(지면에 힘을 가했을 때 생기는 반작용력)을 만들어 보행 보조에 필요한 힘을 발생시킨다.

어시스트는 공압펌프와 제어기, 배터리로 구성된 공압백팩의 무게를 1.9㎏으로 줄여 휴대성을 높였다. 특히 카본섬유로 보조 로봇 무게를 0.6㎏로 경량화해 신발 안에 신어도 부담이 없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미국 하버드대가 개발한 보행 보조 로봇 ‘엑소슈트(Exosuit)’의 무게 3.8㎏보다 가볍다.

어시스트는 또 발목과 정강이를 고정하는 보아(BOA)시스템 기반 탈·부착 기능을 적용해 편리하게 신고 벗을 수 있도록 했다. 착용 시 발목 관절을 30도까지 들어주고, 좌우 걸음 비대칭 각도를 최대 5도 미만으로 교정해준다.

안범모 수석연구원은 “보행 보조 로봇이 고령화 시대의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지만, 각종 부가장치와 부피 문제로 사용자 부담이 컸다”며 “소형 공압백팩 개발, 카본섬유를 활용한 경량화 기술로 고성능 모터 구동기를 활용한 보행 보조 로봇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