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있는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째가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8일(현지시각)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 2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퍼서비어런스는 수백 개의 지질학적 특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사했다"며 "화성의 지질과 기후 특성을 파악해 앞으로 인류가 화성을 탐사할 수 있는 길을 닦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어로 '인내'를 의미하는 퍼서비어런스는 무게가 1t에 여섯 개의 바퀴로 움직이는 로버 형태다. 퍼서비어런스의 주 임무는 지름 45㎞의 예제로 충돌구에서 암석과 토양 시료를 채집하는 것이다. 예제로 충돌구는 약 35억년 전 화성에 강과 호수가 있던 당시 생긴 삼각주가 있었던 곳이다. 화성에 생명의 흔적이 남아 있다면 가능성이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평가된다.
퍼서비어런스가 탐사할 수 없는 곳은 초소형 무인 헬리콥터인 '인저뉴이티(Ingenuity)'가 맡고 있다. 1.8㎏의 무게에 높이가 49㎝인 인저뉴이티는 1분에 2500번을 도는 회전 날개 덕분에 대기가 희박한 화성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다. 1분에 2500번의 회전은 일반 헬기의 5~6배 정도 빠른 속도다. 인저뉴이티는 당초 화성의 척박한 환경 탓에 최대 5번 정도 비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 비행 이후 지금까지 40번이 넘게 비행하며 퍼서비어런스가 탐사하지 못하는 지형까지 보고 있다.
퍼서비어런스가 2년 동안 보여준 성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NASA는 퍼서비어런스 화성 착륙 2주년을 맞아 그동안 퍼서비어런스가 보여준 성과들을 정리해서 공개했다.
우선 퍼서비어런스는 지금까지 14.57㎞를 혼자 힘으로 주행했다. 인저뉴이티의 비행거리 8.9㎞보다 더 먼 거리를 주행했다. 이 기간 동안 퍼서비어런스는 16만6000여장의 화성 표면 사진을 촬영했고, 662회에 걸쳐 화성 음향을 녹음하는데 성공했다. 화성의 공기를 이용해 산소를 만들어내는 실험도 스스로 진행해서 극소량(92.11g)이지만 산소를 만들어내는데도 성공했다. 화성 공기를 이용해 산소를 만드는 건 추후 인류의 화성 거주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험이다.
퍼서비어런스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화성 시료 채취도 별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의 다양한 시료를 담을 수 있는 티타늄 샘플 튜브 38개를 가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이 중 18개의 튜브를 활용했다. 이 중 15개는 화성의 먼지나 자갈, 암석 등을 담고 있고 나머지는 화성의 대기를 채집해서 담고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예제로 충돌구에 최근 10개의 튜브를 떨어뜨려 보관해놓기도 했다. 회수 과정에서 퍼서비어런스의 위치를 찾지 못하거나 훼손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B다.
NASA는 앞으로 퍼서비어런스의 탐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예제로 충돌구 바닥 부분을 탐사하던 퍼서비어런스는 앞으로 삼각주의 상층부로 이동하게 된다.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시료는 예정대로라면 2033년에 지구로 향하게 된다. 35억년 전 화성의 과거를 알 수 있는 열쇠가 우리에게 주어지는 셈이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은 이를 위해 2027년 지구 귀환 궤도선(ERO)을 발사할 계획이다. NASA가 이듬해인 2028년 샘플 회수 착륙선(SRL)을 화성으로 보내고, 퍼서비어런스가 SRL에 채취한 시료 튜브를 싣게 된다. SRL에 탑재된 로켓이 화성 궤도로 발사되면 기다리고 있던 ERO가 이를 실어서 지구로 돌아오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