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진이 물의 특성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양자계산법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심은지 화학과 교수, 송수환 박사 후 연구원, 김영삼 박사과정 연구원, 유하영 석사과정 연구원. /연세대

심은지 연세대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 Irvine) 연구진과 함께 물의 성질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양자 계산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물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그 중요성 만큼이나 많은 실험과 이론 연구가 이뤄져 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물의 물리적 특성을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은 미흡해 물의 움직임을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하는 데는 큰 오차가 있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아주 작은 규모의 세계에서 적용되는 물리현상인 양자 현상까지 고려하면 물의 움직임과 특성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에 가깝다.

심 교수 연구진은 ‘밀도범함수 이론’을 바탕으로 물의 특성을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밀도범함수는 분자가 가진 전자의 분포에 따라 에너지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계산할 수 있는 양자 계산화학 이론이다. 다양한 특성을 전자 밀도에 대한 관계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데, 아주 적은 계산량만으로도 비교적 정확하게 특성을 예측할 수 있어 생명과학, 재료과학 같은 다양한 응용 학문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밀도범함수는 전자의 밀도를 근사치로 계산해야 해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심 교수 연구진은 밀도보정 이론을 이용해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 밀도범함수의 오류를 밀도와 수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우로 분리해 오차율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계산법은 물의 움직임을 화학 연구에 필요한 수준으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물-물, 물-유기분자, 물-생체분자의 상호작용처럼 이전의 시뮬레이션에서는 계산할 수 없었던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도 묘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은지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양자 계산 방법은 물 분자 간 상호 작용뿐만 아니라 수용액에서의 유기 분자의 거동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며 ”앞으로 생체 분자의 시뮬레이션에 적용된다면 그동안 난제로 생각됐던 생명 활동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이달 13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3-36094-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