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와 산업계가 특허 침해 소송에서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 대리를 허용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벤처기업협회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등 과학기술계와 산업계 단체들은 15일 성명을 내고 "우리 기업의 사활이 걸린 특허분쟁에서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 '변리사와 변호사의 공동 소송대리 법안'을 조속히 통과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2000년대 초 과학기술계와 산업계가 특허분쟁에서 변리사와 변호사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는 공동 소송대리 제도 도입을 주장했지만 다섯 번 국회가 바뀌는 동안 매번 메아리에 그쳤다"며 "이처럼 제자리만 맴돌 동안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은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대리 제도를 앞다퉈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지식재산권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특허 변호사 단독대리만을 인정하고 있지만 일본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변리사를 공동 소송대리인으로 하거나 단독대리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2006년 공동소송대리제 도입을 담은 변리사법 개정안이 처음 발의된 후 5차례나 개정이 시도됐지만 번번이 법조계의 반대에 부딪혀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행 변리사법은 '변리사 제도를 확립하여 발명가의 권익을 보호하고 산업재산권 제도 및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지난 1961년 처음 제정됐다.
변리사법 8조는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돼 있다. 대한변리사회는 변리사법 8조에 규정된 '소송대리인'은 특허나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등으로 표현되는 산업재산권 관련 형사와 민사, 행정소송 모두를 대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87조를 근거로 변리사법에서 허용한 소송 대리는 행정소송에 한정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안은 변리사가 변호사와 같은 의뢰인으로부터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소송을 공동으로 대리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해 5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후 이달 16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최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 기업의 특허 공세와 강력한 특허와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소송에 중소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며 "우리 기업의 피땀 어린 혁신 기술이 외국 기업의 공세에 제대로 맞설 수 있도록 법사위가 공동소송대리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