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스커미온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스커미온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배열된 스핀 구조체로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소자 응용기술에 쓰일 핵심 소재로 통한다. 스핀트로닉스는 전자가 회전(Spin)하며 발생하는 자성을 이용해 전자 이동을 제어하는 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일 황찬용 양자기술연구소장 연구팀이 스커미온의 이동을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쓰면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제어하듯이 스커미온 이동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기존 스커미온은 소자 내 산소 움직임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동을 조절하려 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전자에 자기장이 가해지는 방향에 따라 에너지 크기가 달라지는 ‘자기이방성’을 제어하기 어려웠다. 전자가 에너지를 품은 상태를 유지시킨 상태에서 전자 이동 방향을 제어해야 스커미온을 제대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이방성을 제어하는 건 스커미온 관련 기술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산화알루미늄 절연체 내부 수소를 활용해 자기이방성을 균일하게 제어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그간 이론상으로만 가능했던 트랜지스터를 통한 스커미온 제어 실험을 성공시켰다. 박배호 건국대 물리학과 교수팀, 박성균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팀, 한희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연구원도 이번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황 소장은 “국내 대기업에서도 기존 실리콘 반도체의 한계 극복을 위해 스핀트로닉스를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커미온 관련 기반기술을 추가로 개발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 및 양자기술에 응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리티얼스’ 권두 삽화 논문으로 게재됐다.
참고자료
Advanced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02/adma.202208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