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그린 리모델링한 군자동 행정복지센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국적으로 겨울철 난방비 인상 폭이 커진 가운데, 공공기관 건물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그린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냉·난방 부하를 50% 감축할 수 있도록 경기 시흥시 군자동 행정복지센터을 리모델링했다고 31일 밝혔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기존 공공건물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그린 리모델링을 지원하고 있다.

최경석 건설연 건축에너지연구소장 연구팀은 프리패브 건식 외단열 공법과 옥상 외단열·외단수 공법, 고성능 창호 설치와 같은 단열 강화 공법으로 에너지성능과 근무환경을 개선했다. 군자동 행정복지센터의 외벽과 창호, 옥상이 노후돼 열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이번에 활용된 공법은 국토교통부 국가연구개발사업인 ‘저탄소 에너지 효율화 기술 기반 에너지 공유 커뮤니티 구축 기술 개발’ 일환으로 개발됐다.

프리패브 건식 외단열 벽체 시공은 건물 단열 성능을 높여주는 건식 외단열 패널을 일체형 모듈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간편하게 시공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패널은 진공단열제가 들어가 단열 성능이 우수하다. 또 외부 철거를 최소화하면서 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옥상 외단열·외단수 공법은 단열과 방수를 보강할 수 있는 폴리우레아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폴리우레아는 주로 단열과 방수에 흔히 쓰이는 마감재로, 이 공법 역시 기존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고 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모델링 이후 군자동 행정복지센터의 난방성능과 냉·난방 부하를 시뮬레이션으로 측정한 결과, 난방에 투입되는 에너지는 68.8%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성능은 1년에 1㎡ 면적에 섭씨 20도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등유 사용량을 뜻한다. 기존 26.6L/㎡였던 군자동 행정복지센터의 난방성능은 그린 리모델링 이후 8.3L/㎡로 줄었다.

단위 면적당 건물 열 손실량에서 열 획득량을 차감한 값인 냉·난방 부하도 크게 개선됐다. 군자동 행정복지센터의 난방 부하는 180.8W/㎡에서 40.1W/㎡로 66.6%, 냉방 부하는 60.3W/㎡에서 22.7W/㎡로 43.4%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공정이 완료된 후 2020년 12월 대비 2022년 12월 건물 에너지사용량과 요금도 각각 29.0%, 17.2% 감소했다.

건설연은 이번에 개발된 공법들을 향후 아파트와 주택과 같은 주거환경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올해처럼 기록적인 한파로 난방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연구 과제로 개발한 공법을 처음 공공건물에 적용했다”며 “추후 아파트와 주택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 시 철거를 최소화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은 높일 수 있어 주거환경에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