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속 세균이 호흡기 질병을 일으키는 기전을 규명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 왼쪽부터 정유진·김창웅 선임연구원과 이무승 책임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호흡기로 들어간 미세먼지가 질병을 일으키는 과정을 밝혀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30일 이무승 환경진환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미세먼지에 있는 병원성 미생물이 호흡기 손상 위험을 높이는 과정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향후 미세먼지 내 감염병 세균에 의한 호흡기 질환 치료, 유해 세균 증식 제어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불어닥친 황사 등으로 대기 중에 떠다니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미세먼지라 한다. 미세먼지에 들어있는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 병원성 미생물이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오면 각종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미세먼지에 들어간 세균이 인체에 어떤 병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있는 병원성 세균 ‘슈도모나스 스투체리’가 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는 토양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에 널리 분포된 세균이다. 신체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이 세균이 몸에 들어오면 수막염, 폐렴, 관절염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톨 유사 수용체(TLR)’이라는 몸속 단백질이 몸에 들어온 슈도모나스 스투체리가 질병을 일으키지 않도록 제어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TLR은 선천성 면역에 관려하는 단백질인데 여기서 나온 항생물질이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를 제어한다는 것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성과는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의 유해성을 최초로 밝힌 것으로 미세먼지의 노출에 의한 호흡기 손상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제어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속연구를 통해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 및 바이러스와 같은 다양한 유해성 인자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기에서 포집된 미세먼지 유래 세균 감염에 의한 병리 기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참고자료

Environmental Pollution, DOI: https://doi.org/10.1016/j.envpol.2022.12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