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6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6월 전남 고흥 외나로도에 있는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가 성능검증 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으며 한국은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추게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1월 유인 달 탐사의 재시작을 알리는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와 유인우주선 오리온의 지구 귀환을 마쳤다. 누리호와 아르테미스처럼 대대적으로 매스컴을 탄 발사체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발사체까지 합하면 작년 한 해에만 지구에서 우주로 향한 발사체가 18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나단 맥도웰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연구원은 지난 6일 지난해 전 세계의 우주활동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186회의 우주발사체의 발사가 시도됐고, 그중 180회가 성공했다. 180개는 연간 기준으로는 최대 기록이다. 2021년에는 136개의 발사체가 성공했다.

우주발사체의 발사 횟수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84회였던 성공 횟수는 2018년 112회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19~2020년 발사 시도와 성공 횟수가 줄어들었지만, 2021년 136회, 지난해 180회로 최근 급격히 다시 늘고 있다.

국가별 우주발사체의 성공 횟수는 지난해 미국이 76회 발사에 성공하며 가장 많은 발사체를 쏘아 올린 국가 자리를 지켰다. 미국은 NASA를 비롯해 항공우주기업인 스페이스X, 버진갤럭틱, 블루오리진 등 민간에서도 우주발사체 개발에 나서며 우주 산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지난해 평균적으로 6일에 1번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총 61회의 발사에 성공했다.

국가별 지난해 우주발사체 발사 성공 횟수. /Jonathan McDowell

중국은 미국에 이어 64회의 발사에 성공했다. 인공위성, 달 탐사는 물론 우주정거장 ‘톈궁’을 짓기 위해 2021년부터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6개의 우주발사체가 톈궁 건설을 위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럽은 지난해 우주발사체를 5회 쏘아 올리며 2021년 15회보다 급감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유럽우주국(ESA)이 러시아에서 개발한 소유즈 로켓의 발사를 중단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뉴질랜드는 미국의 항공우주기업 로켓랩에 발사장을 대여해주며 9회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로 첫 우주발사체 성공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우주발사체의 발사가 있을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거대 발사체인 스타십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릴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 5일 올해 안에 50회 이상의 발사체를 쏘아 올려 톈궁을 완공하고 달 탐사, 행성 탐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구 상공에 떠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을 지구 위에 표시한 이미지.

이외에도 NASA의 수자원 감시 위성인 ‘SWOT’, 유럽우주국(ESA)의 목성 탐사 임무 등 굵직한 우주 탐사 임무가 계획된 상태다.

우주로 향하는 발사체가 너무 많아지면서 명암도 분명해진다. 지구궤도를 이미 가득 채우고 있는 인공위성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 지구 정지궤도에는 작동을 멈춘 인공위성이 712개, 우주 쓰레기로 분류되는 잔해물이 440개가 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인공위성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인공위성과 충돌하거나, 지구로 추락하는 사고의 원인이다.

실제로 3300여개의 인공위성을 운영하고 있는 스페이스X는 2020~2022년까지 다른 인공위성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2만6000회 이상 궤도를 조정했다. 미국의 지구관측 인공위성 ‘ERBS’가 수명을 다한 후 지난 9일 지구로 추락하면서 한반도가 예상 추락 범위에 포함되기도 했다. 당시 ERBS는 알래스카 인근에 추락하면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