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가 사람의 사투리처럼 무리마다 다른 몸짓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동물이 어떻게 몸짓 언어를 습득하고, 언어적으로 진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심리학·신경과학과의 클라우스 주버블러 교수와 캐서린 호바이터 박사 연구진은 지난 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우간다의 침팬지들이 무리마다 서로 다른 몸짓으로 소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침팬지는 주로 몸짓으로 의사소통한다. 손을 움직이거나 동료를 만지고,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나 잎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두 팔을 벌리거나 나뭇가지를 빠르게 휘두르는 모습은 싸움의 표시다.
특히 침팬지는 나뭇잎을 독특한 소리를 내며 찢거나, 가지에서 잎을 떼어내며 의사를 표현한다. 사람이 꽃잎을 떼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며 점을 치는 것과 비슷하다. 이전 연구를 통해 침팬지들이 나뭇잎으로 소통하는 모습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고루 관찰됐다.
연구진은 동아프리카 우간다의 부동고 숲에서 침팬지 두 무리가 각각 나뭇잎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했다. 침팬지가 소통을 마치고 자리를 뜨면 찢어진 나뭇잎의 모양을 관찰하고 다른 무리의 것과 비교했다.
두 무리가 나뭇잎을 찢는 방식은 달랐다. 연구진은 "침팬지는 나뭇잎으로 상대방을 유혹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인간의 사투리처럼, 같은 의미라도 침팬지 무리마다 서로 다른 몸짓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각자 다른 말과 말투로 사랑한다 말하듯 침팬지도 무리마다 다르게 고백하는 것이다.
호바이터 박사는 "한 무리의 침팬지들은 같은 방식으로 다른 침팬지를 유혹했다"며 "사람, 고래처럼 사회적으로 의사소통 방식을 배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지는 침팬지가 도구를 만들거나 먹이를 구하는 행동을 배우는 것을 확인했지만, 의사소통까지는 연결하지 못했다.
참고자료
Scientific Reports, DOI: https://doi.org/10.1038/s41598-022-25814-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