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가 암세포 전이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밝혀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박영준 박사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인체로 침투한 미세먼지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를 자극하며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미세먼지에 의한 암세포의 전이 증가 과정에 대한 모식도. /생명연 제공

시카고 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인류의 수명이 평균적으로 2.2년 정도 단축된다. 흡연(1.9년)이나 음주 및 마약(9개월), 에이즈(4개월)와 전쟁(7개월)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수명 단축이 더 큰 것이다.

미세먼지의 위해성은 널리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미세먼지와 암 전이 간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 폐의 면역세포, 그중에서도 선천성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라는 점에 주목하고 미세먼지에 노출된 폐 대식세포 배양액을 암세포와 반응시켰다. 그 결과, 암세포의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표피 생장 인자 수용체)가 활성화되며 이동성이 증가하고, EGFR과 결합하여 암 증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HBEGF(Heparin binding EGF like growth factor, 헤파린 결합성 EGF 유사생장 인자)도 증가하였다.

연구책임자인 생명연 박영준 박사는 “미세먼지가 암의 전이에도 관여할 수 있으며, 대식세포를 통해 암 전이가 증가하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라며 “미세먼지의 유해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미세먼지 대응의 심각성을 인식시켜 미세먼지 발생 억제와 대응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11월 생화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최신 호에 게재됐다.

참고자료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DOI : https://www.nature.com/articles/s12276-022-00886-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