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북극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

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 영구 동토가 녹으면서 수만 년간 얼음 속에 갇혀 있던 병원체가 전염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워싱턴포스트(WP)는 프랑스, 러시아, 독일 연구진으로 구성된 팀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논문 ‘고대 영구 동토층에서 부활한 진핵생물 바이러스에 대한 최신 정보’를 의학 논문 사전 등록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시베리아 야쿠츠크 지역 영구 동토에서 약 4만8500년 전 호수 밑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를 포함해 인류가 처음 보는 바이러스 13종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얼어있던 토양, 강, 2만7000년 전 죽은 시베리아 늑대의 창자 등에서 발견한 이 바이러스는 아직 충분한 전염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다. 연구진이 이들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 부른 이유다.

영구 동토에서 고대 바이러스를 분리해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영구 동토에 묻혀 전염력을 유지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훨씬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해당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교의 장 미셸 클라베리 바이러스학 교수는 “(영구 동토층 내부를) 찾아볼 때마다 이런 바이러스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한 바이러스는 인간이 아닌 아메바에만 전염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얼어붙은 동물 몸속에 있다 노출되는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지난 2016년 러시아 북시베리아에서는 폭염으로 영구 동토가 녹아 그 안에 있던 사슴 사체에 있던 탄저균에 인간이 감염되기도 했다. 당시 어린이 1명, 성인 7명이 탄저병에 걸렸고 어린이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 지역에서 탄저병이 발생한 건 1941년 이후 75년 만이었다.

시베리아에서는 현재 온난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땅속에 얼어있던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와 인간을 위협하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참고 자료

DOI : https://doi.org/10.1101/2022.11.10.515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