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주 분야 스타트업 육성 펀드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두 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진흥기금이 투입되는 뉴스페이스 투자지원 사업의 내년도 정부 예산이 당초 계획했던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우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과기정통부의 설득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동의하면서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늘어나게 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문턱만 넘어서면 된다.
뉴스페이스 투자지원 사업은 과기정통부가 내년에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다. 우주분야 스타트업과 우주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용 펀드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우주 분야는 장기간 투자가 불가피하고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서 민간 투자 펀드가 활성화돼 있지 않다. 정부 차원의 마중물 조성이 필수적인 이유다.
실제로 국내에서 벤처투자를 받은 우주 분야 스타트업은 7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이노스페이스가 345억원(시리즈B)을 받은 것에 그친다. 우주 분야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액을 모두 합해도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의 벤처캐피탈(VC)인 스페이스캐피탈이 집계한 지난해 전 세계 우주산업 스타트업 투자액 463억달러(약 60조3566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2027년까지 5년 동안 총 2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태펀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정부와 민간이 5대 5로 출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모태펀드 구조인 것을 감안하면 총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우주 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우주산업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잡으면서 펀드 규모도 덩달아 커지게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우주기업·스타트업 지원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가 매년 100억원씩 5년간 500억원을 모태펀드에 투자하면 펀드의 총 규모도 1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우주 분야 기업에 투자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국내 우주 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389개 기업 중 자본금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곳은 33개에 불과하다. 국내 우주 산업 분야 기업의 매출에서 정부 연구개발(R&D)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만큼 펀드 방식의 투자가 늘어야 한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일단 내년도 예산만 100억원으로 늘리는 걸 추진하고 있다”며 “우주 분야는 정부 차원의 마중물 조성이 필수인 만큼 펀드 규모가 커지면 관련 스타트업과 기업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